감시와 악의 가능성

『홍학의 자리』 라는 책을 읽고 있어.

여고생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야.

이 소설에서 중요한 단서로 cctv가 증거로 제시 돼.

우리는 언제나 감시 속에서 살고 있어.

경찰은 저장할 수 있고,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는 눈인 cctv를 이용해 수사망을 좁혀 가.

범죄는 감시와 함께 정말로 줄어들었을까?

너무 오래돼서 어디서 읽었는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인구 당 cctv 비율만 봤을 때 한국과 영국이 거의 유사한 수치를 보인대.

하지만 범죄율은 영국이 한국을 훨씬 상회한다고 나왔어.

이래도 감시가 범죄 예방에 기여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우리 엄마는 사람들이 더욱 악해진다고 말해.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어.

옛날에는 사람을 죽이는 방법이 물리적인 수단이 전부라 지금보다 처참하게 죽였거나, 혹은 지금에 이르러서 무자비하다고 여겨지는 행동이 그때에는 쉽게 발생하는 거였다면?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에야 증거가 확실해서 더욱 많이 알려지고 처벌을 받게 되는 거라면?

오늘 날 사람들은 더욱 악한가?

오늘 문득 사진첩을 넘기다가 작년에 읽던 논문의 캡처를 보았어.

내가 전공한 작가인 ‘실비 제르맹’에 대한 글이었고, 그녀의 작품세계에서 ’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속성이라고 말해.

악인은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는 거야.

우리 안에는 누구나 잔혹성과 이기심, 남을 짓밟을 정도의 도를 넘는 욕심이 자리하고 있어.

그렇지만 공생과 도덕에 의해서 혹은 누가 말하듯 '이타심'에 의해서 그것을 누르고 있지.

올해 초에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영화를 보았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마을에 자본이 들어와 리조트를 건설하려고 해.

주민들은 당연히 산업문명과 대치하게 되고 도시인들은 완강한 그들을 설득하려고 하지.

자연을 존중하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받아 마시며 살아가는 주민들은 얼마나 정겹고 친근하겠어?

하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도 숨겨진 악한 모습이 있어.

반대로 건설을 하려는 업체의 직원 역시도 우리가 말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있고.

가끔 이런 생각을 해.

악을 향한 악은 정당할까?

악을 향한 감시는 정당한 것일까?

그것은 정말로 사회에서 범죄를 감소시킬까?

만약 우리가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풀고 있다면?

우리의 폭력성은 그대로고 이것은 그저 하나의 억압방식에 불과하다면?

내가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는 걸까?

이전의 글이 너무나 희망적이었고, 그새 생각을 뒤집어 버리는 나는, 어떤 사람일까?

💙독감이 유행이라고라? 시차가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서의 일들을 시시각각 알기는 어려워. 매일 아침 일어나 안좋은 소식이든, 좋은 소식이든 확인하는 게 꽤나 소모적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그래서 뉴스를 안 본지 좀 지났는데 그런 상황이라니…나는 아직 심각하게 몸이 나빠지진 않은 것 같아! 안좋았다고 해도 금방 잊어버리거든.

‘내 모든 걸 다 부어도 좋을 만한 어떤 것’이라. 난 무언가를 얕게 파는 편이야. 남들은 내가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는 편은 아니야. ‘못’한다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해. 끈기가 없고 차라리 그것을 덮으려고 곁가지를 뻗치는 거거든.

나는 이게 내게 있어서 부끄러운 점이기도 했어. 하지만 그런 잡스러운 생각과 지식들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어. 얕음도 깊음도, 결국은 꾸준함이 중요한 것 같아. 알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기도 해. 나 역시도 글은 쓰고 있지만 꾸준히 못했기에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것들도 아직 많고!

바버랫츠 - Mr. Sandman

겨울이 성큼 올 때 생각나는 노래야.

세 명의 목소리가 합을 맞출 땐 마치 모닥불이 타닥 거리는 걸 연상시키더라고!

내일은 좋은 책을 소개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