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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2년만에 돌아온 카미노트야. 
내가 어딘가 멀리 떠날 거라는 의미지.

나는 9월부터 프랑스에서 4개월을 공부한 뒤 약 한 달 반 동안 스페인에서 세 번째 '산티아고순례길'을 걸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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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24년 겨울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내가 공부하는 것들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이게 세상이나 어딘가에 쓸모가 있긴 한 건지 많은 고민과 의심이 들었어.

나의 가치를 증명할 것이 무엇인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만족하면서, 혹은 행복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나의 삶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등 '삶'에 대한 생각을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

그리고 몇 달 동안 고심 끝에 결정을 내렸지.
일단은 어디든 가서 무엇이든 해봐야겠다고.

한 번은 교수님께 이런 질문을 했어.
"교수님 보시기엔 제가 공부할 자질이 있는 애인가요?"

그리고 이어진 우문현답.
"노력하는 만큼 자질이 만들어진단다."

솔직히 말해 나는 살아가면서 열심히 노력했다고 느낀 적이 그닥 없었어. 그래서 저 말씀을 들었을 때 꽤나 부끄러웠지. 

어때, 이 레터는 부끄러움에 대한 이야기야. 혹은 두려움일수도, 혹은 연민과 동정과 상처와 아픔과 사랑일수도.

매일매일 순례길을 걸으며 떠오른 생각들을 이 레터에 실어 보내.
어긋난 시간대를 살고 있는 나와 당신은 이미 다른 사람이야. 
하지만 나의 생각을 최대한 공감할 수 있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

한 친구가 내게 남긴 편지에 이런 말이 있었어.
"우린 멀리 있어도 같은 달을 보고 있겠지? 눈에 서로 보이지 않아도, 그 이상의 차원으로 너를 좋아하고 사랑해, 무조건적으로."

함께 서로에게 기대어 멀리 가보자.
곧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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