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일기 오늘 날짜 2024.12. 15. 일
오늘의 날씨 피크민 하면서 걷기 좋아!
오늘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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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요
2022년의 연말일기를 보내.
올해 나의 연말에 자리해줘서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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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한 해의 마무리를 회개하고, 신년의 평안을 바랄 때,
당신이 지켜야 했던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다음이 오지 않기를 바랐다.
누군가는 끔찍한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면, 나는 더 나빠질 다음을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해고, 끝내는 시간이 멈추기를 바란다.
이 마음은 해가 지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랬어.
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순간과 끔찍한 순간의 가슴이 저린 감각을 구분하지 못해서,
두 순간 모두 시간이 멈췄으면 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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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잘 있나요?
월요일인가, 며칠 전에 안 좋은 소식이 꿈에 들려왔어요.
직접적으로 쓰면,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탓할 것 같아요.
사람은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원인을 찾곤 하더라고요.
내 친구가 그랬어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그러니까 나는 꿈마저 기록으로 남기고 싶지만, 후회를 남기고 싶은 것은 또 아니라서 이렇게만 적어둘게요.
그래서 외할머니한테 홍삼을 보냈어요.
우리는, 누구에게 잘 해야 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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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다시 볼 일이 있을까요?
전 몇 년 전 할머니를 떠올리며 자주 울었어요.
할머니를 다시 못 본다는 게 저한테 그렇게 큰 슬픔이 될까요?
잘 모르겠어요.
주변에서 안 좋은 이야기가 많이 들려와요.
누가 죽었고, 누구는 힘들고, 누군가는 날 사랑하죠.
안 좋은 이야기를 한참 들어주다가, 나의 어려운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을 또 만났어요.
나를 너무도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던 나의 사랑들.
미안하고 포근해요. 그리고 고마워요.
얼마 전에 정말 좋아하는 친구를 만났어요. 그 친구가 아니었다면 전 더 슬펐을 거예요. 아니, 나만의 슬픔에 젖어 타인을 모르고, 공부도 안하고, 사회성 떨어지게, 그렇게 살았을텐데. 그 친구는 내게 다시 목숨을 주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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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게 행복했던 적이 없어요. 불행하기 때문이 아니에요.
기쁘고 행복하지만, 이건 항시가 아니잖아요. 불행도 슬픔도 언제나 지속되지 않지만 섣부르게 불안해서 불행하진 않아요.
오히려 당연하게 생각해요. 행복과 기쁨을 아니까요. 즐거워요.
하지만 이건 제가 살아갈 이유가 아니에요. 미지의 것들도 마찬가지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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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줘서 고마워요,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내가 모르게 내가 의지하는 사람들.
스스로 태어남을 비극이라 여기면서 고맙다고 말하는 게 기만일까요?
살아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탄생은 원망스럽고, 삶의 지속은 감사할 따름이라 항상 덤이라는 생각으로, 빚지고, 겸손하게 살려고 하는데 잘 되어가는지 모르겠어요.
그럼에도 떠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그걸 원망하진 않아요. 그 사람들이 나를 슬프게 하지도 않아요.
그럼 나는 도대체 뭐에 슬프고, 절망스러운지. 이 답답한 마음이 슬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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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에게 빚지는 사람들에게, 나도 누군가에게 목숨줄을 빚졌으니 이렇게 사랑이 번져가길 바라요.
별거 아닌데, 사랑에 겨워서 살아가기까지는데, 그러게요.
난 누구의 책임도 아니고, 누군가를 책임지고 싶지도 않고, 잠깐 잠들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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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알았지.
내가 어제 레터를 보내지 않았다는 걸…
부랴부랴 나가기 전에 어제 써놓은 글들을 다듬고, 주말이 끝내는 시간에 보내게 되었어!
오늘은 2년 전 이맘 때 쓴 일기를 나누고 싶었어.
그 당시에 요양병원에 계셨던 할머니가 위독하셨거든.
나는 태어났음이 불편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왔어.
그럼에도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의 죽음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 스스로 모순적이라고 생각했어.
이제 그 모든 불편이 종결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신기했어.
나에게 삶을 주었기에 내가 원망하는 부모와, 그 위의 물줄기인 조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떻게 함께 있을 수 있는건지?
내가 살아있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어.
항상 목에 가시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걸 잊게 해주는 사람들도 있어.
누군가의 태어남 또한 스스로에게 불편이겠지만, 잠시나마 이걸 읽는 동안 당신 역시 나에게 고마움이라는 걸, 알아주었으면 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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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낼까 생각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 FKJ의 연주를 나누고 싶어졌어!
주말을 닫는 이 시간이 편안하길 바라!
좋은 밤, 좋은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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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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