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었어? 오늘 날짜 2024.11.15 금
오늘의 날씨 이상하게 저녁이 아침보다 덜 춥다?
오늘의 사진 올해 초 시모노세키에서 찍은 관람차야
오늘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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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감으로 기억하기
밤 늦게, 그러니까 한국은 아침 일찍, 할머니와 영상 통화를 했어.
저녁 무렵에 부랴부랴 김치를 담아서 할머니께 그걸 보여드렸더니 군침이 돈다고 말씀하셨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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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식욕이 강하지도 않고, 먹는 걸로 스트레스를 푸는 편도 아니야.
먹는 양도 적은 편인데다가 가리는 음식도 많아. 그러다보니 유행이라고 해서 무언가를 먹으러 가지도 않아.
물론 입맛에 맞을 것 같으면 먹으러 가. 예를 들어 크로플이나 크루키는 내가 크로와상을 엄청 좋아해서 찾아 먹으러 다녔지만, 단 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탕후루는 한 번도 먹고 싶었던 적이 없어.
그래서 어느 식당에서 먹었던 음식이 입에 맞으면 두고두고 여러 번 찾아가서 먹고 주변에 추천도 하곤 해.
그런데 재밌는 점은, 내가 꼭 맛이 없던 음식이나 가게는 잘 기억을 못한다는 거야.
불편한 사람과 있었다면 더더욱, 메뉴는 기억이 나는데 맛이 어땠는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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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년 초 순례길을 준비하면서 2년 전 순례길에서 내가 올렸던 게시물들을 다시 보고 있었어.
숙소가 어땠는지, 아니면 그날 하루가 어땠는지 기억이 선명하게 나는 날들은 꼭 그날 먹었던 음식들까지 기억에 남아있더라고.
그러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나 혹시 음식을 바탕으로 기억이 구성되는 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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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치를 찾아서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야.
고기를 먹을 때나 라면을 먹을 때 생각나긴 하지만 없으면 안 먹어도 되는 정도야.
한국인 실격이라고?
프랑스에서 제대로 김치까지 담으니까 한번만 봐주라!
그런데 다른 자극적인,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뒤로한 채 나는 도대체 왜 김치를 담그는 걸까? 정말 잘 먹지도 않으면서. 애초에 한식을 자주 먹지 않으면 김치를 소비하지 않게 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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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고민을 최근에 하고 있었어.
김치를 담그려고 배추를 사다놓긴 했는데, 영 손이 가지 않는 거야. 물론 저번 주부터 유난히 체력이 달려서 엄두를 못낸 것도 있지만서도.
계속되는 의문이 김치담그기를 주저하게 만들었지.
'한국에서는 먹지도 않는 걸 왜 굳이 그 먼 곳에 가서까지 하고 있는 거야?'
그러다가 아까 전 할머니의 얼굴을 보고 떠올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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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머니는 계란찜을 특별한 방식으로 만드셔.
밥솥에 쌀을 안치고, 그 위에 계란물을 담은 그릇을 얹으셔.
그러면 겉면도 촉촉하고, 안쪽은 야들야들, 부드러운 계란찜이 완성돼!
거기에 조기나 갈치를 구워주시고, 김치를 꼭 작게 잘라주셨어.
이건 내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는 메뉴기도 했어.
부드러운 계란찜에 밥을 비벼서, 짭조름한 생선이나 시원한 김치를 얹어서 먹으면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레이어들이 느껴지지. 할머니가 만드신 계란찜말고 다른 곳에서 계란찜을 먹을 때면, 계란 특유의 비린내가 올라와서 잘 먹지 못하는데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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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느껴지는 오감이 있어.
혀에 느껴지는 맛과 음식의 온도. 식감으로 대변되는 촉각. 음식을 준비하면서 맡게 되는 후각, 그리고 완성된 상태를 보는 미각까지.
그래서 나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걸 즐겨.
그러니까, 내가 밥 먹자고 말한다면 나는 누군가를 가족으로 여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야.
내가 모든 감각을 총동원해 기억하는 사람이 될 거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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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는 늘상 하는 인삿말이 있지.
“밥 먹었어?”
먹는 양이 적으면 은근 영양소를 골고루 채우기가 어려워.
그래서 건강하게 모든 영양소를 고려해서 식단을 짜면 양이 늘어나서 자연스럽게 살이 찌더라고?
정말 음식을 하기가 귀찮아질 때면 삶은 계란과 바나나를 자주 먹어.
학교 다닐 때 6시간 연강을 들으면서 점심시간도 없고, 그떄마다 싸갖고 다니던 게 삶은 계란이랑 바나나였거든. 이번 주에도 바나나를 꽤 자주 먹었고, 오늘도 한 손을 사왔어.
그런 기억들이 녹아있나봐, 나의 식단들에도.
에게도 자연스레 기억이나 추억이 생각나는 음식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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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k Hale & Breea Guttery - Fly Me to the Moon/Lucky(Cover)
오늘 고른 노래는 우리 엄마도 좋아하는 곡이야!
그리고 오늘 김치를 만들면서 들었던 노래이기도 해.
좋은 주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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