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자 이야기! 오늘 날짜 2024.11.11 월
오늘의 날씨 드디어 알프스 산자락의 날씨가 한국보다 추워졌어🤧
주말의 저녁 Raclette(하클렛)이라고, 치즈를 녹여 삶은 감자와 햄을 곁들여 먹는 알프스 지역 음식이야.
오늘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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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행하세요!
주말 동안 일본 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눴어.
어제는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짜파게티를 먹으면서 김치를 꺼냈어.
보통 우리는 모든 종류의 김치들을 통틀어서 ‘김치’라고 하지만,
‘김치’라는 단어를 듣거나 글자를 보았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스트레오타입은 보통 빨간 양념의 배추김치기 마련이겠지?
그래서 친구한테 저런 설명을 해주고, 이건 발효된 김치라서 ‘신김치’라고 말해줬더니,
“너 이름에도 ‘신’ 들어가지 않아?”라는 말을 하더라고.
나는 순간 기분이 이상해졌어.
내가 김치가 된 것 같은 기분…
하지만 ‘신김치’의 ‘신’은 ‘신맛’이라는 뜻의 한글 단어고, 내 성은 한자라 내 이름과 김치는 관련이 없다고 잡아떼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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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이 세 나라는 모두 한자를 사용했어.
중국은 한자만을 글자로 갖고, 일본어에는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 총 새 종류의 문자가 있어.
한국은 한글과 한자를 같이 표기했었지. 마치 지금의 일본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순우리말들이나 조사 등 문법적으로 단어의 관계들을 나타내는 것들을 제외하고는 한자어들은 대부분 한자로 표기되었잖아.
(덕분에 나는 90년대에 나온 책들도 읽기 어렵더라고.)
그러다가 한겨레신문이 한자를 없애고, 모든 한자어들을 한글로 표기하기 시작하면서 문자로서의 한자가 점차 우리 일상에서 살아지게 되었어.
나는 이미 많은 한자들이 보이지 않았을 때 태어나서 한자를 보고 바로 어떤 단어인지 알아맞히지는 못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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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우리 모두 한자를 쓰거나 읽을 줄은 몰라도, 대애충 접두사들을 보면서 추측은 할 수 있잖아?
그런데 내가 고등학생 때 같은 반 친구가 자신은 더이상 한자 교육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
다들 단어만 보고도 충분히 그 뜻을 짐작할 수 있는데, 굳이 글자까지 배워야 하냐는 거지. 사용도 안하는데.
나는 진짜 충격을 받았어.
어릴 때 일본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한자를 익혔기도 했지만, 한자의 형성원리와 단어를 들었을 때 복합적인 의미가 내 안에서 펼쳐지는 감동이 내게는 중요하게 여겨졌었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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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도 중학교나 고등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즈음이었나?
산만한 아이들은 서예 학원이나 주산 학원에 보내졌었어.
(하지만 주산 학원은 결국 주판으로 장난치는 아이들로 인해 난장판이 되기 일쑤였지.)
그때 당시에는 한자 급수 시험에 응시해서 자격증을 따는 친구들도 많았고!
물론 그 친구들이 학업성취도와는 별개지만, 나는 한자를 아는 것 자체가 외국어를 하는 것과 같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고 생각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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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학생들 간의 문해력 격차가 커지고 있다’는 뉴스 기사를 접했어.
몇 년 전 이슈였던 ‘금일’과 ‘금요일’보다 신선한 예시들을 몇 개 가져와봤어!
- 서행 : 왜 서쪽으로 가느냐?
- 각색 : 색칠해야 한다?
- 토지 대장 : 대장(boss)가 아니라 '문서'
어때, 환장하겠지?
(쓰고 보니 '문해력'의 문제보다는 '어휘력'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맥락과 어울리게 추측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문해력의 문제로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뭐 그래도 잘 보면 '서행'이 느리다는 뜻을 모를 뿐이지 '서쪽'이라는 건 어느 정도 추측을 하긴 했었나 봐.
이래도 한자 교육이 필요없을까?
'서'라는 한글에는 수없이 많은 의미들이 담길 수 있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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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자 이름들을 대부분 사용하지.
그리고 개인을 정확하고 엄밀히 구분할 때에는 이따금 한자로 성명을 적도록 요구받기도 해.
같은 이름이어도 다른 한자를 쓰는 경우도 흔하고.
그래서 이름을 부르거나 들을 때, 우리는 한자를 물어보고 이름에 담긴 뜻을 서로 알게 되기도 하지.
그리고 그 뜻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의 세계가 한꺼번에 향기처럼 훅 끼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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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게 한자 교육의 문제일까 싶기도 해.
나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의 대화나 뉴스를 통해서 많은 단어들을 배웠거든.
자연스레 같은 한글에도 다른 뉘앙스가 있다는 것을 접하게 된 건데, 정말 쾌락적으로 소비되는 유튜브나 숏폼 영상들이 문제인 건가 싶기도 하고.
또 예전에는 시사나 언어와 관련된 퀴즈 프로그램들이 꽤 있어서 가족들이 저녁 황금시간대에 모두 같이 시청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게 거의 없다시피하기도 해서 아쉬운 마음도 들어.
결국 언어라는 건 자연스럽게 접해야 하는 건데, 학교 교육으로 그것이 충당이 될까, 나는 확신이 서지는 않네? 그렇다고 모든 부모가 자식을 교육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부모가 주변에 없는 경우도 있을 거고. 아이들이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자신을 가르치기도 불가능한 일이잖아?
혹시 생각해 둔 방법 있으면 나한테 말 좀 해 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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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즈 비니어드 섬 사람들은 수화로 말한다"라는 책을 추천할게
💙검색을 해보니
'유전적으로 청각장애인 많았던 미국의 마서스비니어드섬에선 ‘들을 수 없음’은 장애가 아니었고 ‘수어’는 모든 섬사람의 언어였다.'고 나오네! 비슷한 예시로는 '니카라과 수어'가 생각났어. 1970년대에 니카라과에서는 아이들에게 표준수어를 교육하려고 했었대. 그런데 아이들은 저마다 가정에서 사용하던 수어들로 소통을 하기 시작하고 이게 체계화되면서 새로운 언어인 '니카라과 수어'가 탄생했다는 거야! 정말 놀랍고 아름다운 이야기지. 나는 이런 다름에서 아름다움을 봐.
일본 친구가 구글에 검색할 때마다 자꾸 중국어로 결과가 나온대.
그거 알아?
한국, 중국, 일본, 대만은 모두 한자를 사용하지만, 서로 다른 형태의 한자를 쓰고 있어.
한국과 대만은 정자, 일본은 신자체, 중국은 간체자를 사용해.
아무래도 모든 글자가 한자로만 이루어진 중국이 가장 간편한 형태의 한자를 사용하겠지?
다음으로는 히라가나와 병용하는 일본이겠고.
그러다보니까 두 나라에는 비슷한 글자들이 많더라고!
, 한국이 아직까지 한자를 직접 써야 했다면, 세상은 어떻게 달랐을까?
그리고 내 이름은 한자가 아니고 한글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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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엘뤼아르 - 「이곳에 살기 위하여」 (1968)
나는 불을 지폈어, 쪽빛 하늘이 나를 버렸기에,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한 불,
겨울밤 속으로 나를 이끄는 불,
더 잘 살기 위한 불을.
하루가 나에게 주었던 것을 그 불에 주었지:
숲, 덤불, 밀밭, 포도밭,
둥지와 새들, 집과 열쇠,
벌레, 꽃, 모피, 축제들을
나는 타닥거리는 불꽃의 소리만으로,
그 열시의 내음만으로 살았지.
나는 닫힌 물속으로 침몰하는 배와 같았어.
죽은 자처럼 단 하나의 성분밖에 가진 것이 없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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