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게 아닌 담백함! 오늘 날짜 2024.10.02 수
그르노블 날씨 비가 내렸다가 그쳤다?
오늘의 저녁 미역국과 직접 담근 김치!
오늘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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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하게 먹기
안녕!
오늘의 노트는 ‘식단’에 관련된 이야기야!
한국인의 주식은 쌀이지? 프랑스는 바게트고, 이탈리아는 파스타!
내가 여기 와서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은 물론 바게트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주 3회는 먹는 샐러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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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샐러드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어.
나는 풀을 엄청나게 싫어해. 그렇다고 고기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은 아니기도 한데(이걸 누군가는 또 부정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자주 먹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아. 그런 내 입맛이 풀을 찾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어.
때는 2년 전 순례길이었지.
매일같이 걸으면 아무래도 채소보다는 단백질이나 탄수화물을 찾게 되기 마련이잖아?
그런데 일주일 내내 빵이나 고기만 먹다보면 26년 편식쟁이였던 나라도 한계에 도달했었나 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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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길에서는 길목에 있는 마을들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숙박을 하기도 해.
그중 몇몇 식당은 ‘순례자 세트‘라는 걸 만들어서 파는데, 저렴한 가격에 전식-본식-음료로 구성된 식사를 제공하지.
아무리 양이 적은 나여도 이 엄청난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가끔씩은 저런 순례자 메뉴를 시켰어.
그때 전식으로 자주 시켰던 게 바로 샐러드야.
생뚱맞지?
아니야, 위에서 말했잖아. 이런 내 입과 위장도 고기에 학을 떼게 되어버렸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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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마요네즈나 유자소스 같이 크리미하고, 단 맛들로 채소의 쓴맛을 약하게 하고 사실상 소스 맛으로 먹게 되잖아? 그러다보니 샐러드 맛에 대해 생각하면 소스를 빼고 먹느라 대게 울상인 사람들이 떠오르곤 해.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한국이나 일본과 다르게 올리브오일, 소금, 식초로 샐러드에 간을 하더라고?
그런데 또! 이게 너무나 담백하고, 간이 적절하고, 식초의 산미는 구미를 당기게 해서 계속해서 손이 가지 뭐야?
이후에도 기회가 되면 샐러드 믹스를 사서 먹게 되었어. 한국에 돌아와서도 내 손으로 양상추를 사본 건 그때가 거의 처음이었고.(쓰다가 생각났는데 아니네? 이 얘기도 나중에 해보자. 내가 채소에 손을 대게 된 이야기!)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곱씹으며 여전히 나는 이곳에서 최소한으로 올리브유와 소금을 뿌린 양상추를 잘 먹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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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한 건, 나는 한국에서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는 걸로 주위에 정평이 나있었다는 거야.
그런 내가 떡볶이, 마라탕, 치킨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이렇게 깨끗한 식단을 하고 있다니, 스스로도 믿겨지지 않아.
예전에 한 친구가 채식을 한 적이 있었어.
꽤 오랫동안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꼭 이렇게 짓굳게 놀리고 싶잖아.
“너 진짜 치킨 생각 안나?”
그런데 친구는 정말 아무 생각이 안난대.
그 말을 믿지 않았지.
아니, 정확하게는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이지.
나에게는 그런 경험이 없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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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정말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 친구가 그 말을 했을 때의 감정을 이해했어.
그리고 한국에서의 내가 얼마나 자극에 절여져 있었는지도.
먹을 거 하나로 뭘 그리 유난이냐고? 당연하지. 이 노트는 유난을 남기기 위한 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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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계곡에 대해 생각해. 산 밑자락에 살고 있어 그런가 봐.
계곡의 흐름이 얼마의 주기로 바뀌고, 여간해선 잘 변하지 않는 상류의 모양을 생각해. 그리고 조금만 각도가 틀어져도 흐트러지는 하류를 떠올려.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주가 계곡의 상류라면, 겨우 샐러드를, 심심한 음식을 먹는 것이 우리 생활 전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지, 이제 보이지 않아?
안녕, ?
당신만의 심심 음식은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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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라는 건 참. 내가 ‘나’일 수 있는 무엇이기도 하고. 난 10월에 마무리 할 일이 있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라며 지금까지와 같이 성실하게 보내야지. 옷 따숩게 입고 다녀:-)
💙날씨 어플에 한국 날씨도 등록이 되어 있어서 오늘이 코멘트를 읽자마자 대전과 서울의 날씨를 확인했어. 우리 이제 거의 비슷한 날씨를 살고 있더라고? 오늘 같은 건물에 사는 어린 학생과 학교를 마치고 함께 쇼핑몰에 다녀왔어. 그 친구는 오자마자 첫 주에 적응하는 데에 어려워 보여서 가끔씩 챙겨주곤 했었거든. 집에 오는 길에 요즘은 좀 어떻냐고 물었더니 “원래 3, 6, 9월이 힘들대요. 전 9월에 와서 힘들었나봐요. 이젠 괜찮아요!”라는데, 나도 9월에 왔는걸😗 어쨌든 간에 다들 10월에 온 걸 환영해! 쉼과 열심이 함께 하길.
학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는 어학 수업만 듣느라 몰랐는데, 지금은 수요일이 가장 힘든 날인 것 같아.
화요일은 그걸 준비하는 날이고.
하지만 요새 나의 화요일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로 즐거워졌어! 다음주면은 마지막 화가 공개될 것 같아서 벌써 아쉽긴 하지만…오랜만에 무언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어서 또 즐거웠어. 그 덕분에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도 쓰게 되었고!
, 추천해줄만한 넷플릭스 시리즈가 있을까?
아니면 영화라도!
나 요새 넷플릭스 프랑스어 자막으로도 공부하고 있거든!
💙
혹시나 10월 카미노트 구독 신청을 놓친 사람들을 위해 이번 주까지는 레터를 보낼게!
바로 매몰차게 끊어버리면 섭섭하잖아~
😎
✨카미노트에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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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undy - 踊り子(Odoriko)
난 이 노래만 들으면 발걸음이 빨라져!
내일은 아침 일찍 수업을 갔다가 점심을 먹으러 집에 돌아와.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오후 수업을 듣고, 발레를 배워.
돌아오는 길에 이 음악을 들으면서 걸어오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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