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랬다저랬다 해! 오늘 날짜 2025.2.15. 토
오늘의 날씨 너어무 더워서 중간에 바지 아래 입던 히트텍을 벗어야 했어.
한국은 영하의 날씨가 계속된다는 소식이 들려왔어.
오늘의 달 🌔
오늘 걸은 거리 25,9km
오늘 걸음 수 37,623걸음
Ponferrada ➡️ Villafranca del Bierzo
남은 거리 189,6km
드디어 200km가 깨졌네?
한 일주일이면 도착하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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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2.주저의 순례자
나는 대쪽 같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정말 이랬다저랬다 해서 주변사람들의 화를 돋울 때가 있어.
하지만 나는 '모두에게 최적'의 선택을 하고 싶어.
그렇다고 나를 희생하고 싶지는 않아.
이럴 때면 너무나 복잡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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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마 정말 짧은 거리를, 그것도 아주 평탄한 길을 가는 날이야.
이틀 동안 산을 오르고 내렸더니 다들 표정이 말이 아니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25킬로미터 정도의, 5시간이면 가는 거리니까 아침 내내 끝내주는 휴식을 취하고 길을 나서기로 했어.
알베르게에서 8시에 나와(그래도 해가 안떠있다니까?) 전날 알아본 빵집으로 다같이 발걸음을 옮겼어.
아침을 먹고도 숙소에 도착하면 오후 2시 정도가 되려는 시각이었으니, 다들 오전에 규모가 있는 이 도시에서 뭐라도 하고 싶었던 거지.
괜히 기회가 자주 있지 않다고 하면 뭐라도 하고 싶어지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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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쇼핑 좋아해?
나는 이거저거 구경하는 걸 좋아해.
특히나 순례자들은 '경령화'에 미쳐있어. 방수가 된다면 완벽하고.
그런 순례자들이 처음으로 짐을 마련하고, 중간에 보충하는 좋은 쇼핑 명소가 있어.
바로 '데카트론Decathlon'이라는 프랑스의 스포츠 종합쇼핑브랜드야.
그리고 마침 나는 이 폰페라다가 산티아고에 도착하기 전 마지막으로 데카트론을 만날 수 있는 마을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
이 귀한 기회를 그냥 넘길 수 있었을까?
괜히 그냥, 구경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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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던 친구1에게 같이 가겠냐고 물었고, 거리가 적으니 함께 하겠다는 대답을 들었지.
그러자 친구2와 친구3 역시 동참하겠다고 말했고.
그러니 기분이 이상해졌어.
왜냐면 데카트론이 열기까지는 아직 30분이 넘게 남았고, 그 시간이면 2-3킬로미터를 걸을 수 있고, 데카트론까지 들린다면 점심이 되어서야 이곳에서 출발하니까 저녁이 되어서야 목적지에 도착할 것 같은 거야.
그곳에 2명이 아닌, 4명이나 그렇게 늦게 도착하게 한다면, 내가 혼자서 몇명의 체력을 깎아 먹는 게 될까, 걱정이 앞섰지.
그래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하지만 그 마음과 달리 내 말은 이렇게 나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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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네 명이 다같이 가야 해요?"
위에 말했듯이 나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선택을 하고 싶어.
때로는 '최선'이라고 말한 것이, 혹은 믿는 것이 실제로 그렇지 않을 때도 있잖아?
누군가는 당장의 컨디션만을 느끼면서, 나와의 긴 여정이 여럿이 함께 한다면 크게 힘들지 않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나중에 이 작은 이벤트로 인해 지친다면, 충분한 체력을 비축하지 못했다면...
그 비난을 들을 것이 두려웠던 거지 나는.
그래서 계속해서 갈지 말지 갈팡질팡 고민했어.
말을 저렇게 내뱉은 것 또한 미안해서 같이 걷다가 친구1과 2에게 사과를 했고, 3에게는 아직 기회가 없어서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어.
결국 나는 선택을 내리지 못하고, 내 욕심만을 고집하면서 고민하다가 같이 있던 사람들을 지치게 했고, 이내 그들에게 먼저 가라는 말을 했어.
어떻게 할지 도저히 결정을 내릴 수 없었거든. 살 게 없는데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라.
하지만 나도 끝내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늦게 출발하게 되었어.
빠른 걸음으로 앞서 간 친구들을 따라잡긴 했지만, 그들에게 아침부터 피로를 안긴 것 같아서 너무나 미안했지.
이렇듯 나의 욕심으로 남들을 불편하게 한 부끄러운 경험을
남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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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la!
알다시피(이미 너무 잘) 카미노트는 나의 체력과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예고 없이 쉬어가는 날이 더러 있었어.
어제 있던 일을 다 설명하고 싶었는데 도무지 시간이 나지 않더라고.
이제야 해명을 남겨.
카미노트를 보내고 자정즈음 잠에 들었어.
새벽에 발치가 간지러워서 잠에서 깼어.
나는 보통 간지러움도 안타고 모기에 물려도 긁지 않는 편이라 이 정도로 극도의 간지러움을 느낀다면, 알러지 반응일 가능성이 높고, 이곳은 순례길이니 밤에 찾아올 간지러움은 거의 '빈대'로 좁혀져. 물린 곳의 모양새를 보고 빈대임을 확신했고, 한마리를 잡은 뒤 모든 짐을 챙겨 소파가 있는 키친으로 나왔어. 그때가 새벽 네시 정도였고.
아랫층 침대를 쓰던 친구도 잠결에 긁는 모습이 보이길래 나는 빈대에 물렸다는 메세지를 남겼고, 웬일로 자던 중에 잠시 깬 친구는 내 연락을 받고서는 내가 소파에 있는 걸 확인한 뒤 새벽이지만 함께 걷자고 말해줬어.
그렇게 잠도 못잔 둘이 여섯시간을 넘게 꼬박 걸었고, 저녁 전부터 잠에 들어서는 일어났더니 다음날이었어.
빈대 물린 곳은 괜찮은가 싶더니 알러지 반응이 있어서 처방약을 먹고 있어!
그래도 마지막에 이런 일이 있어서 짜증이 나다가도 감사했어.
저번처럼 중반에 물렸다면 가는 곳마다 두려움이 앞섰을 텐데,
거의 마지막이 되어서 안좋은 일이 찾아오니 조금만 더 견디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Buen Cam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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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 - 『에로스의 종말』
이 책에서 한병철이 열정적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는 것은 다음과 같은 사태다. 역사의 오랜 전통 속에서 사랑에 강렬한 의미가 부여되어왔다면, 오늘날에는 바로 그러한 의미의 사랑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 아니면 최악의 경우 이 책의 제목('에로스의 종말)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이미 죽었을 지도 모른다는 것.
진정한 사랑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적은 대체 누구인가? 물론, 현대 사회의 개인주의, 모든 것을 시장 가격으로 환산하려는 태도, 오늘날 개인의 행동을 조종하는 이해관계의 차원 등등이다. 진정한 의미의 사랑은 사실상 현대 세계, 세속화된 자본주의 세계의 이 모든 규범에 반항한다. 왜냐하면 사랑이란 결코 그저 두 개인 사이의 기분 좋은 동거를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 아니라, 타자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인 경험이며, 아마도 현 시점에서 사랑 외에는 그런 경험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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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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