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을 반복한 적이 있어? 오늘 날짜 2025.2.8. 토
오늘의 날씨 하루종일 안개가 끼었어. 하지만 오늘처럼 40km를 가야하는 날에는 최고의 날씨일수도?
오늘의 달 🌔
오늘 걸은 거리 40,6km
나는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하러 가길 기다리다가 지쳐 잠에 들었어.
그리고 어마무시하게 카미노트가 밀리게 되었지...
오늘 걸음 수 57,765걸음
Carrión de los Condes ➡️ Sahagún
남은 거리 370k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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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5.복기의 순례자
같은 일을 반복하는 건 어떻게 다가와?
권태? 지겨움? 질림? 일상?
솔직히 말해서 나는 반복적인 걸 즐기는,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싫어하는 사람에 가까워.
나는 반복적인 행위에 정말 약하고, 했던 말을 다시 하는 걸 싫어하고, 누군가에게 같은 말을 여러 번 듣는 것 또한 어려워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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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사실 카미노를 걷는 건, 어쩌면 내게 참 무료한 일일 수도 있어. 그렇다면 이토록 쉽게 질리는 마음을 어떻게 달랠 수 일을까?
우리는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고, 그것에 안주하고 익숙해지고, 다시금 그것에 질려서 새로운 것을 찾기 마련이니까.
매일같이 일어나 아침 요기를 떼우고, 걷고, 바나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고, 말도 없이 세 시간을 가까이 걷고, 또 쉬었다가 계속해서 걸어서 숙소에 도착하고, 씻고 빨래를 하고, 저녁을 먹고 끝나는, 이 무료하고 단순한 일상속에서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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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순례길에서도 역시나 권태를 느끼고 있다고 했었지?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나는 이전에 걸었던 기록들을 찾아보며, 이전과 비교해가며 새로운 기억들를 공고히 하고 있어.
바로 '복기'의 방식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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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어?
새로운 시작을 하되, 기억은 그대로.
나는 순례길이 그런 곳이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
일단 이곳에서는 변화가 많지 않아 크게 몇년 새에 무언가 달라질 일이 없고,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만 있으니 항상, 또 어떤 구간마다 큰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어.
한참 유행하던 '회귀물'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랄까?
같은 길을 걸으며, 몇 년 전 처음 이 길을 걸을 때의 나는 그날 무엇을 했었나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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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을 돌아보거나 그때 인스타그램에 적었던 일기들을 보면서 그날 마을로 가던 길이 어땠나, 나의 상태와 다른 사람들의 상태는 어땠었나, 또 사람들은 언제쯤 지치고 힘들어 했던가, 우리는 언제 기뻤나 생각해.
그리고 이번에 지난 순례길을 돌아보며 느낀 것은,
우리가 때로는 기록을 통해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때를 의도치 않게 다시 발견했을지라도,
'잊었다'는 것은 이미 흘려보낸 것이니까,
잊고 싶은 기억은 다시 보더라도 괜찮을 것이고, 오히려 기뻤던 순간을 다시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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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당신의 기록이 외롭고 고통스럽지 않기를 바라.
지난하고 무료하다고 느끼던 나의 삶은 기록을 통해, 그것을 다시 돌아봄을 통해,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때로는 마음을 다잡거나 떠나보낸 사람조차도 다시 사랑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했거든.
날이 점차 따뜻해지는 이곳에서 늦은 기록을 보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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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la!
드디어 프랑스 길의 꽃, 사아훈에 도착했어.
이곳은 내가 걷고 있는 프랑스길의 중간지점이기도 하면서,
순례길의 한 종류인 '프리미티보(최초의 길)'과 만나는 지점이야.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순례자가 나타나진 않을까, 기대를 했었어.
40km를 걷는 건 어땠냐고?
마을에 도착하기 전 3km 지점에서 길이 두 갈래로 갈렸어.
한 길은 도로를 따라 짧은 거리를 걷는 거고, 다른 하나는 이상한 우회로를 따라 10분이 넘게 더 추가되는 루트였어. 나는 당연히 우회로를 탔는데 알고보니 선두그룹 사람들은 모두 짧은 길로 걸었더라고?
그 이후에 나는 너무 피곤해서 저녁도 먹지 않고 잠에 들었어.
내가 와봤던 곳에 다시 와서 익숙한 듯 어색한 듯 구는 일은 참 신기해.
그리고 같은 일이어도 항상 새롭지.
두번째 순례길과 세번째가 어떻게 다르냐고 묻는 사람도 많지만,
겁만 없지 너무나 다른 걸?
¡Buen Cam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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