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 연휴 보내고 있어? 오늘 날짜 2025.1.30. 목
오늘의 날씨 너어어무 추웠어.
가지고 있는 옷을 모두 입어야 했을 정도로.
그런데 내일은 하루종일 비도 내리고, 기온도 낮을 거라는 거 있지?
오늘의 달 🌒
오늘 걸은 거리 25,6km
오늘 걸음 수 38,909걸음
Puente de Reina ➡️ Estella
계속해서 일출을 보내. 우리가 가장 사랑하는 순간이야. |
|
|
Day5.겨울의 순례자
은/는 여행을 할 때 많은 계획을 세우는 편이야?
어딘가 가려던 곳의 휴일이나 휴업인지 확인을 꼭 해? |
|
|
단기여행이나 당장 식사를 하러 간다면 확인할 것 같아. (사실 나는 식당 휴업일을 확인하지 않았다가 밥을 못 먹고 돌아온 적이 몇 번 있지!)
이번에 세 명이 모두 모인 후 그중 한 명이 꼭 가고 싶어했던 성당인 생트 샤펠에 가려고 했었어.
그래서 생트 샤펠에 들렀다가 노트르담으로 넘어가려고 했었지.
하지만 우리는 생트 샤펠 입구에서 군인들이 통제를 하는 걸 보았고,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내부 수리로 인해 오늘은 문을 열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어. 부랴부랴 웹사이트에 들어가보니 오늘 단 하루가 정말로 공사로 인해 문을 닫는다고 나와 있었어.
이러한 변수 때문에 나는 대충 큰 틀을 짜두고 그날그날 유동적으로 여행명소에 방문하는 편인데, 단 하나 예외인 곳이 있지.
바로 산티아고 순례길! |
|
|
이곳은 어떠한 준비를 해와도 부족한 곳이고, 내게 필요없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내 일상에서 없어도 될 것은 어떤 것들인지를 느끼는 곳이면서도,
'다음에는 이걸 가져와야지'라는 욕심이 솟아나는 곳이기도 해.
얼마나 든든히 대비하든 예상치 못한 일들이 마구 벌어지다가도, 발걸음 닿는 데에서 언제든지, 얼마든지 쉬어도 되는 곳이야.
모든 것이 나의 자유와 선택에 달려있어.
오늘 어디서 잘지, 얼마나 걸을지, 무엇을 먹을지.
어딘가에서 쉬는지조차 다 계획보다는 당장의 몸 상태를 보면서 결정하게 돼. |
|
|
오늘은 비교적 짧은 거리를 걸어서, 일찍 알베르게에 도착할 수 있었어.
점심도 불을 사용하지 않은 간단한 과카몰레를 해 먹고, 샤워와 빨래를 마치고 낮잠을 잤어.
단잠 후 저녁 무렵에 일어나면서 내일의 루트와 날씨를 살피고 있던 중에 알게 되었어.
지금은 동절기라 많은 알베르게(순례자 숙소)들이 문을 닫았고, 내일 가려던 마을에 있는, 문을 연 유일한 알베르게의 평점이 아주아주아주 밑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는 걸.
머릿 속이 새하얘졌지.
친구들과 함께 걷고 있기는 하지만 순례길 3회차의 나를, 모두들 의지하고 있거든. |
|
|
원래 가려던 마을은 'Los Arcos로스 아르코스'라는 마을로, 이전에 방문했을 때 작은 마을인데다가 일요일이어서 점심을 마지막으로 음식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
게다가 같이 걸었던 한국인 순례자가 그곳에서 생일을 맞기도 했었고!
하지만 숙박을 하기엔 어려웠던 마을의 컨디션을 생각한다면...
심지어 겨울에 열린 곳은 그곳보다 평이 더 좋지 않더라고?
경악스러웠지. 대안을 생각해야 했어. |
|
|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그 마을을 지나쳐서 더 먼 곳으로 가기로 했어.
급하게 10명만 묵을 수 있는 숙소에 연락해 예약을 잡았고.
대신 같이 걷던 친구들에게도 말해서 일부는 우리와 같은 숙소에서 머물 것 같아.
겨울을 걷는 일은, 어쩌면 여름보다 어려운 것 같아.
다들 여름은 너무나 붐비고 선착순으로 숙소에서 묵으려고 급하게 달리기 싫어서 겨울에 온 거래.
하지만 우리가 맞닥뜨린 현실은 따뜻하지 않은 난방과 미지근한 샤워, 건강하지 못한 음식들과 무거운 배낭, 신발과 바지를 다 더럽히는 진흙과 그걸 만들어내는 차갑고 습한 비.
하지만 그래서인지 어제 꽃을 발견했을 때, 첫날에 생장에서 출발해 5일간 같은 길을 걸은 친구들을 만날 때, 그들이 우리의 문화에 관심을 가져줄 때, 그럼에도 우리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내일의 일을 함께 이야기할 때,
이 겨울도 나쁘지 않다는 것을 느껴.
예상치 못한 일들도 잘 흘려보내길 바랄게! |
|
|
🍋🟩같이 걸어갈 친구들이 있다는 게 부럽고 좋구나. 한국은 눈이 엄청 내려서 근사해. 그리고 눈이 차갑지 않고 포근해. 돌아와서 시작하게 될 삶과, 지금 그곳에 머물고 있는 삶도 응원해!
💙포근한 눈이라니! 정말 보고 싶어! 사실 걸으면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할 줄 알았는데, 아직은 초반이라 그런지 걷고 밥 먹고 자기에도 시간이 부족한 것 같아. 응원에 힘 입어 더 다정하게 길을 걷고 싶어. 계속해서 만나는 사람들 덕에 즐겁고, 여전히 나의 다정은 병인 것처럼 새로운 사람들을 맴돌고 있고, 하지만 그들의 칭찬보다 미소와 웃음에 더욱 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있어. 같이 걷는 친구들도 힘을 냈으면 좋겠고, 이 코멘트를 남긴 당신도! 연휴가 끝나더라도 지치지 않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길 바라! |
|
|
💙
¡Hola!
설 연휴 잘 보내고 있어?
우리는 내일 처음으로 25km를 넘게 걸을 예정이야.
한 친구는 완전히 적응하기도 했고, 외국인 친구 중 누구는 몸이 엉망진창이 되었대.
나랑 다른 친구도 감기에 걸려 목이 간지럽고 기침이 계속돼서 며칠째 약을 먹고 새로 사길 반복했어.
적게 걷고 추운 곳에서 잘 것이냐, 비를 맞으며 많이 걷더라도 따뜻한 곳에서 먹고 잘 것이냐는 큰 고민거리였지.
겨우 걷는 일일뿐인데도 이렇게 고려할 것들과 생각들이 많아지니,
더 어지러운 일상을 살고 있을 당신들의 생활이 얼마나 어려울지 가늠이 가질 않았어.
그래도 오늘도 함께 걸어줘서 고마워!
¡Buen Camino!
🇪🇸
✨카미노트에 남기기✨
⬇ |
|
|
넬 - 기억을 걷는 시간
오늘 아침에 넷이 함께 예쁜 마을을 통과하면서 들었던 노래를 보내.
길을 걸으면서 이런 저런 기억들이 떠올라.
특히나 친구와 걷는 길은 더욱 그래.
같이 아는 사람의 이야기, 같이 갔던 장소들, 함께 했던 일들을 추억하며 걷고 있어.
분명 앞으로 나아가는 데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 길이야.
|
|
|
✨1월 카미노트 구독✨
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