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래 오늘 날짜 2025.1.20. 월
오늘의 날씨 바람은 춥고, 햇살은 따뜻해.
최고기온이 15도까지 올랐지만 체감은 8도에 불과하더라고?
비가 온다고 했지만 한방울도 맞지 않았어!
오늘의 사진 '나폴리 고고학 박물관'에 다녀왔어.
폼페이 유적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마침 프랑스에 오기 전 한국에서 여름에 여의도에서 하던 폼페이전에 갔었거든? 거기서 봤던 조각이 이곳에 있었어!
오늘의 달 🌖
오늘의 걸음 11,007보
이탈리아에는 강한 사람들만 사나 봐.
앉아 있을 곳이 없어. 커피도, 피자도 다 서서 먹어! |
|
|
골목은 무서워
며칠 전에 글에서 하루에 두 명의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았다고 했지?
그중 한 명은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는 지하철 같은 칸에서 다시 만났어!
번호를 교환하고 시간되면 식사나 하자고 말하면서 헤어졌어.
그리고 이튿날 이번에는 지하철 역 밖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자리에서 그 친구를 다시 만난 거 있지?
세 번이나! 우연찮게! |
|
|
우리가 이탈리아인이라고 생각했던 이 친구는 사실 스리랑카 사람이래.
한국에서 8년을 지냈고, 나폴리로 온 지는 3년이 되었대.
어쩌다가 이 친구의 직장이 우리 숙소를 지나치는 길이라 퇴근길에 같이 아침 식사를 했어.
친구는 원래 스리랑카 음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그날은 시간이 안된다고, 우리 쪽에서 식사를 하자고 했어. 그러고는 우리는 월요일 저녁에 떠나니까 그 전에 시간이 된다면 다시 한 번 만나자고 했고, 일요일에 그 친구를 다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나게 되었어. |
|
|
여행을 하면서 새로운 사람 혹은 그곳에 사는 사람과 친해지는 일은 정말 얻기 힘든 귀하고 신기한 경험이야.
하지만 동시에 경계를 느슨히 해서는 안되기도 해.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니면 우리에게 나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지 알 수가 없잖아?
그래서 사실 그 친구가 처음에 자기 동네로 놀러오라고 했을 때는 조금 의심이 들었어.
나와 친구 둘 다 그런 걱정이 다소 있었지만 역시나 그 스리랑카 친구가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우리는 늦잠을 거하게 자고 일어난 일요일 늦은 오후에 만났어. |
|
|
오전을 내내 잠으로 보냈던 터라 배가 너무나 고팠고 스리랑카 친구의 안내에 따라 간단하게 스리랑카 음식을 먹으러 갔어.
골목을 이리저리 지나는데, 우리가 정말 그저 관광객으로 이 도시를 돌아다녔다면 절대 돌아다니지 않을 것 같은 곳들이었어.
가뜩이나 주말이라 사람도 적었거든.
그래서 그 친구에게 말했어.
"한국에는 이런 곳이 별로 없어. 그래서 한국사람들은 유럽여행을 와서 골목에 들어오면 무서워하고, 웬만해선 가지 않으려고 해.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잖아." |
|
|
'골목'은 미지의 세계인 것 같아.
'커브'도 마찬가지고.
토요일에는 다시 아말피를 찾았어.
원래는 렌트를 해서 가려던 곳인데 찻길이 꽤나 구불구불한데다가 어떤 구간은 차선이 왕복인데도 하나로 합쳐지기도 한다고 해서 결국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갔어.
차선이 하나만 있는 구간을 지날 때에 우리가 탄 버스는 경적을 두 번씩 울렸어.
맞은편에 있을 차량들에 버스가 지나가고 있음을 알리는 소리였어.
커브와 골목, 우리의 시야를 차단하는 구조물들이야.
어떤 위험이 도사릴지 모르는 사각지대야. |
|
|
'인생에 굴곡이 있다'는 말이 있잖아.
이번에 느낀 건데 굴곡은 꼭 위, 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기만 하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
이렇게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어서 때로는 맞은편에서 누가 다가오는 1차선에서, 외나무다리에서 어쩔 수 없이 뒤로 물러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기는 것 같아.
굴곡이라는 게, 수평적으로도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지. |
|
|
순례길을 걸으면 가끔씩 그날의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까마득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그러다가 어느 숲이나 산을 내려오자마자 바로 마을이 나타나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보니 숙소가 있을 때도 있어.
반대로 목적지가 큰 도시인 경우에는 저 멀리서도 그 윤곽이 보여.
하지만 구불구불한 길 때문에, 우리는 직선으로 다가가지 않으니까, 바로 달려가지 못하는 마음에 답답함이 일어.
(내 성격이 급해서 그런가?) |
|
|
굴곡과 골목, 커브가 위협이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미지의 것들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그것이 정말 예상 밖의 것일 때에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기 마련이니까. 특히나 그것이 폭력과 관련된 것이라면.
때로는 직선길이 안전하게 보이고, 우리에게 보이는 지표를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되는 길들도 역시나 우리를 빙빙 돌게 하고, 오히려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갈증과 이따금 번아웃을 가져오기도 한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었어.
그래서 골목은(실제 사회에서 밤의 골목은 위험하지만) 탐험이라 여기고 기대를 하며, 직선 역시도 스스로 돌아갈 거리를 만들어 낸다면 더욱 즐거운 길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어.
나는 유희와 오락을 좋아하거든.
이것들이 나를, 우리를 지치지 않게 하도록.
우리 놀이를 하며 재밌게, 때로는 이기고 지기도 하고, 기대하고 실망하고, 기다리고 기다리게 하기도 하면서 함께 놀자! |
|
|
🔖삶은 모순이야. 그리고 상황에 맞게 다양한 페르소나를 사용하는 건 사회생활을 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재밌었으면 좋겠어. 다음은 100편이네. 고마워. 덕분에 많은 생각을 하고 아는 것도 늘었고.. 가끔 갈피 음악들이나 글귀 보면서 위로가 되거든.
💙이따금 나는 나에 대해서 그만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때로는 무지가 더 많은 자유로움을 주고, 앎이 더 많은 제약을 선사하고는 하니까. 겪지 않아도 될 일들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처럼, 스스로를 그만 좀 알게 되길 바랄 때도 있었어.
이 코멘트의 작성자는 100편에 대한 기대를 했을까? 나는 엄청 대단한 걸 남기는 재주가 없어서 그냥 평소와 같이 일상에서 있던 일을 남겨. 사실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하지 못할까봐, 그게 다소 걱정스러워서 그냥 매일 하던 걸 하기로 했어. 훌륭한 걸 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래서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게 너무나 고마워. 그리고 또 염려되는 건, 나의 생각들이 다른 사람에게 너무나 복잡한 하루를 안겨주지는 않을까, 가끔 고민이 되기도 해! 계속해서 함께 걸어줘서 고마워! 정말 많은 힘을 얻고 있어. |
|
|
💙
벌써 2025년 첫 달의 하반기에 다다랐어.
내가 집을 나온지도 3주나 되었다니? 믿기지 않아!
그리고 이번주에 순례길이 시작된 것도...
사실 이번 순례길은 조금 억지스럽게 계획한 면이 없지 않아 있었어.
즉흥적이고 꼼꼼하지 못한 나는 그냥 되는 대로 대충대충 살고 싶어하거든.
하지만 분명 이번에도 무엇이, 나를 그곳으로 데려가는 것이겠지?
기대와 소망을 지니고 있어.
소망에도 믿음이 필요하다는 걸 또 최근에 느꼈어.
미래에 무언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것이기에.
, 어떤 것을 희망해?
무엇이 나아지길 바라?
이 굴곡을 돌면 무엇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어?
🇮🇹
✨카미노트에 남기기✨
⬇ |
|
|
9와 숫자들 - 높은 마음
코로나가 한창일 때였어.
'9와 숫자들'은 내 친구가 정말 좋아하는 밴드였는데 나는 우연히 그즈음에서야 이 밴드의 노래를 듣게 되었어. 그때 노래를 찾아들었고 정말 우연찮게 우리엄마의 고향이었던 홍성에서 지역사회콘서트를 개최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워낙 홍보가 잘 이뤄지지 않았던 공연이라 나와 엄마는 1,2번 자리에 배정받아 두 시간 가량 따뜻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한 겨울이었고.
사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밤바다'라는 곡이야.
오늘도 생각이 나서 들었어.
그런데 왠지 추천은 이 '높은 마음'으로 하고 싶더라고!
"현실은 냉혹하고 부조리가 가득하지만 휩쓸리지 말고 꿋꿋하게 마음을 다져가자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메시지에 무게를 싣기 위해 화려한 구성보다는 쉽고 편안한 노래로 만들었습니다" - 송재경 |
|
|
✨1월 카미노트 구독✨
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