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서 돈을 모으는 걸까? 오늘 날짜 2025.1.10. 금
오늘의 사진 로마에 있는 '트레비 분수'야.
이곳에 동전을 던지면 다시 로마로 돌아올 수 있다는 속설이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어.
오늘의 날씨 남쪽의 날씨는 원래 이렇게 따뜻한가?
최고기온이 15도까지 올랐어.
궁금해서 보통 이 정도 기온인 건지 호텔 프론트에 물어보니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하더라고.
한국은 최강한파가 몰려왔다면서?
독감도 유행이라는데 아프지 않게 조심해야겠네.
오늘의 달 🌓
아주 청명하고 푸른 달을 보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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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 없는 것 사지마'
어제 하루에 2만보를 걸었어.
아침에 공항에서 비행기를 탔고 점심이 한참 지난 시각부터 활동했다는 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움직였다는 걸 알 수 있지.
긴 하루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며 친구에게 말했어.
‘내가 이렇게나 여행을 자주, 길게 다닐 수 있던 건 다 연애에 들어갈 돈을 아꼈기 때문’이라고 말이야.
그러자 친구는,
”나는 연애도 안 하는데 왜 돈이 안 모이냐?“
라고 답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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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주에 터키에 있으면서 ’하기아 소피아(아야 소피아)‘를 보는 게 나의 꿈이었다고 말했지?
이 레터를 보내는 나는 지금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 와 있어.
그리고 이곳에 있는 시스티나 성당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를 보는 것 역시 나의 꿈 중 하나였어.
또 한 가지, 콜로세움도 마찬가지야.
(이건 저녁에 잠깐 외관만 보고 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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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나 궁금해.
책임지거나 부양할 가족이 있는 사람들에겐(이렇게 특정한다는 건 내가 그런 사람에 아직 해당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 자신들이 지켜야 할 안위들을 위해 돈을 벌 거야. 또는 삶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돈‘은 물물교환의 매개체이고, 물물교환은 쉽게 말해 ’소비‘에 해당하는 것이잖아.
결국 우리는 쓰기 위해 벌고 있는 것이지.
그렇다면 왜? 왜 그것을 소비해야 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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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명품이, 누군가에게는 주택이, 누군가에게는 값비싼 음식이, 책이, 예술작품이, 자동차가, 옷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이야.
나에게 ’소비‘는 결국 ’경험을 사는 행위‘에 해당하는 것 같아. 자세히 말하자면 ’취향‘을 곁들인?
’취향‘이라고 말했지만 가치관이나 관심사라고 보는 것이 더욱 정확할 거야.
나의 경우에는, 이 소비가 여행으로 이어진 것이지.
여행이라는 경험은 내가 꼭 그곳에 가야만 이루어지는 것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불편한 경험이 아닐까 싶어.
그럼에도 이 경험은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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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가 누군가의 꿈이 될 수 있을까?
내 소비의 가장 큰 축인 여행과 요리(적고보니 취미네!)의 시작은 유년시절로 거슬러 올라가.
어렸을 적 내 방문에 매년 벽걸이 달력을 방문 바깥을 향해 걸어놨었는데, 그 중 한 번은 ’유네스코등재유산‘들과 ’세계7대불가사의‘ 건축물들을 소개하는 달력을 걸어놨던 적이 있어.
그때 본 곳이 이집트의 스핑크스라든가,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 콜로세움, 하기아 소피아 같은 건축물들이었던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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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나는 어릴 때부터 역사를 좋아해서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경이로운 자연이나 예술품들보다는(이것들도 너무너무 좋아해!) 역사적인 학살이나 참사의 비극이 남아있는 장소들을 방문하는 것이 여행의 목표가 되기도 했어.
또 어릴 때부터 보던 요리 프로그램들에서 지리와, 지리를 바탕으로 자라난 역사와, 또 역사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전통음식들을 볼 때에 그 꿈이 더욱 자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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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킷리스트 같은 것일까?
나는 이게 나의 꿈이었다는 걸 깨달았어.
여태까지 꿈이란 무언가를 이뤄내고, 남들에게 인정받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해왔거든.
하지만 이번에 몇 달을 외국에서 보내고, 한국에서 온 친구와 함께 안 가본 곳들을 돌아다니며 이것이 어릴 적부터 내가 꿈꿔왔던 것임을 느끼게 되었어.
누군가가 나를 인정하고 부러워하지 않아도, 나를 대단하게 여기지 않아도 스스로 이것을 직접 경험했다는 게, 이 경험을 이뤄냈다는 성취감보다는 그곳에서 직접 느끼는 모든 감각이 나를 충만하게 하는 것 같아.
다시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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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덜미가 간지러운지 꽤 되었는데 피부과를 미루고 있는 미련한 나. 긁어서 딱지가 생기고 딱지 주위로 또 간지러워서 딱지가 떨어져 피가 나고 다시 딱지가 생기는 걸 2주 동안 하는 나는 2025년의 1월에도 변함없구나 싶어서 어쩐지 좋고 쓸쓸해. 순례길 잘 다녀오고 필요한 것만 취하는 일상이 어떤 느낌인지 글로 읽으며 찾아가볼게. 건강하길.
💙고등학생 때였나, 비슷한 친구가 있었어. 간지러움을 잘 느껴서 항상 긁다가 기어이 피를 보고, 딱지가 생기려면 또 간지러우니까 긁다가 결국 흉이 되어버릴 때가 있었어. 간지러움을 잘 타지 않는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그때의 나는 혼자서 그 친구 몰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어.
‘혹시 저 친구는 피를 봐서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은 걸까?’
왜냐면, 가끔 우리는 피를 보는 걸 즐기기도 하잖아. 아프지만 꼭 쳐다보잖아, 주사기로 피를 뽑을 때. 그게 너무나 무서워서 안 보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에게는 두려움과 두려움을 마주하고 싶은 모순이 서로 충돌하곤 하니까.
생이라는 건, 살아있다는 건 언제나 나 자신과의 싸움인 것 같아. 선택은 한 가지만 동시에 한 가지만 이뤄지기에 다른 모순되는 선택지들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의 내적갈등인 것이니까.
아픔과 생 사이에 놓여진 것은 나의 선택이 아닐지언정, 삶을 선택하고 병든 삶을 치유해 나가는 것은 나의 선택이라고 생각해. 다들 아플 일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 아프더라도 금방 치료 받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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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데 없는 것 사지마.”
“나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이건 쓸모가 있는 건데?”
한 친구와 나의 대화야.
나는 끝없이 쓸모를 생각해.
어찌보면 불필요하고 의미없고, 과생산적인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생각이기도 한 것 같아.
모두가 이렇게 살아가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그런 삶을 지양하길 권하냐는 말을 듣기도 하고.
‘좋으면 좋은 거지’, ‘그냥‘ 같은 말은 그저 모든 이유를 언어화하기 번거롭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만들어 낸 말들이 아닐까 생각해.
’좋다‘는 건 ’내게 이롭다’는 것이고, 내게 이로운 것이, 나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아닐 수도 있는 거니까.
그래서 나는 아주 귀찮게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마저 일회용 비닐봉투를 살지말지 고민해.
가끔 여러사람들과 함께 갑자기 다량의 식료품을 구매하게 되면, 모두의 편의를 위해 사게 되거든. 안타깝게도 이렇게 쉽게 꺾이는 사람이야.
하지만 그 쓸모들에 대한 고민이 하나하나 모이고, 조금씩 경비를 모아서 여행을 하며 꿈들을 직접 방문해보고 있어. 나의 고민 역시 쓸모 있다고, 이제는 믿어.
, 무엇을 위해 돈을 모으고 있어? 어떠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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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 수 미 - 「꿈에」
'꿈'이라는 단어를 곱씹다가 이 노래가 떠올랐어!
사실 먼저는 '쓸모'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는데, 나의 삶이 사실을 꿈을 위해 쓸모를 따지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어.
이건 나의 삶의 태도이기도 하지만, 나의 꿈에 대한 이야기이도 해.
그리고 이것들을 글로 써낼 때면, 나는 이것에 대한 무의식적인 집착들을 떠나보낼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꿈을 잃는 게 아니라 이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꿈을 꾸게 되는 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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