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교적인 편이야? 오늘 날짜 2025.1.3. 금
오늘의 사진 나에게도 이 세상에서 몇 군데 가보고 싶은 정소들이 있어.
'하기아 소피아' 또는 '아야 소피아'라고 불리는 모스크야.
비잔티움 제국 시절에 지어져 약 1500년 간 그 용도를 바꾸었어.
하기아 소피아와 파랗게 빛나는 별과 얄쌍한 초승달을 함께 보내.
아무래도 카메라를 사야 할 것 같아.
오늘의 날씨 햇살이 강해서 썬글라스를 껴야 해.
일교차는 큰 편이지만 히트텍 하의를 입지 않아도 될 정도로 따뜻해!
내일은 무려 최고기온이 14도까지 오른대.
첫날 도착했을 때 길을 알려줬던 아저씨는 1월 후반부터 눈이 예정되어 있는데, 아주 타이밍 좋게 잘 왔다는 말을 했어.
오늘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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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친구가 되기
오늘은 사실상 이스탄불에서의 첫날이었어.
그리고 나는 오늘 총 새로운 다섯 명의 사람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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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해외에서 누군가와 같이 움직이는 일은 정말 드물거든?
왜냐면,
나는 주로 혼자 다니니까.
블로그를 찾아보지 않으니 한국인 사이의 관광명소에 갈 수가 없고, 동행을 구하는 편도 아니기 때문이야.
그런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혹시 지금 이스탄불에 혼자 있는 한국인이 있나 궁금했고 여행 커뮤니티를 통해 한 한국인과 저녁 약속을 잡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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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꽤 남아서 숙소 근처에 있는 ‘술탄아흐멭(블루 모스크)‘를 방문했어. 바람이 차가워지는데 햇빛은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해지기에 숙소로 돌아가 썬글라스와 목도리를 챙기고 카페로 향했어.
길을 가는데 갑자기 대뜸 누가 나에게 영어로, “썬글라스가 예쁘네요.”라고 말을 걸더니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했어.
한국 사람이라는 말에 서울에 몇 번 가봤다, 프랑스에서 지냈다는 말에는 파리에도 출장차 자주간다, Maison objet라고 들어는 봤냐 등등 원래는 바르셀로나 사람이지만 이곳에도 출장차 오게 되었다고 말하고 갈림길에서 메신저를 교환하고 헤어졌어. 미팅 후에 연락을 하겠다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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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카페에 도착해 피스타치오 터키식 커피와 바클라바라는 디저트를 시켜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통화를 했고, 카운터 옆에 앉아 있다가 돈이나 지갑을 떨어트리는 사람들을 도와줬어.
그때 갑자기 테라스 석에 앉아있던 사람이 다가와 내게 자신의 목걸이의 펜던트를 보여주는 게 아니겠어?
그러더니 내가 꼭 그 펜던트 속 여인을 닮았대.
아무리 봐도 그 여자는 서구적인 외모를 가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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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엔 드디어 내 또래의 한국인을, 아주 오랜만에 대면했지. 그 다음엔 내일 같이 만나기로 했던 사람이 당장 시간이 된다며 합류해 셋이서 함께 수다를 떨었어.
간단하게 음료만 마시기가 어려우니 쉬샤(물담배)를 취급하는 바에 가서 이야기를 나눴고, 마침 손님이 다 빠졌을 시점에 직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어.
알고보니 이 친구는 가게 밖에 서 있는 직원의 동생이었고, 이 둘은 터키의 소수민족 쿠르드족 출신이었어. 1년 2개월 전에 이곳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자기는 고작 ‘헬로’라고 말하는 게 전부였대. 그런데 내가 보기엔 이 친구는 영어를 잘 알아듣고 말하는걸? 터키어와 모국어인 쿠르드어는 기본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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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의 요청으로 몇 가지 한국어 표현들을 알려줬어.
- How are you? 밥 먹었어?
- Is it okay? 괜찮아요?
- Thank you 고마워
- You’re welcome 별말씀을
그러고 가게를 나설 때 우리더러 내일 또 오라면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자신의 이름도 알려줬어. 우리의 이름도 알고 싶어했어.
택시를 잡으려고 가게 앞에서 기다리니까 나와서 직접 택시를 불러주기까지 했어. 덕분에 일행은 바가지를 쓰지 않고 예상보다 더 저렴한 금액으로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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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따금 스스로에게 궁금함을 느껴.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내 성격이 좋대.
밝고 유쾌하고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며 살아가는 것 같대. 그리고 나를 통해 느껴지는 에너지가 좋대.
하지만 이 말이 나를 때때로 갉아먹기도 해.
내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모습은 절대 거짓이 아니야. 더 잘보이려고 연기하거나 과장된 모습도 아니고.
그런데도 나는 내가 계속해서 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은,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할 때가 있어.
물론 내가 어떤 모습이더라도 나를 품어주는 사람들은 있지만, 이따금 궁금해지지.
왜 이렇게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특히 잘 해주냐고.
그 사람들이 내게 필요해서? 그럼 나는 기존의 사람들을 등지고 새로운 무언가를 찾는 걸까?
그래서 가끔씩 무서워. 어느 곳에도 정착하지 못하고 계속해서 헤맬까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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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야 한 해 잘 마무리 하고 새해 복 많이 받아 너의 걸음마다 행복과 평안이 가득하기를 기도해
💙나는 이 코멘트의 발신자가 누군지 모르니까, 모두의 행복과 평안을 바랄게! 근원을 알 수 없는 선한 마음이 이렇게 번져간다는 게 좋다. 나는 ‘번지다‘는 말을 좋아해. 가끔은 ’불이 번졌다‘에 쓰이기도 하지만, 찻잎이 우러나와 뜨거운 물에 아지랑이 피는 모습이 떠올라. 서서히 적셔져 가는 것들 말이야!
🐝새해 복 많이 받아! 사람은 선택할 수 있는데 왜 죽지 않고 사는 것을 택할까. 살게 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나를 아는 모두를 등지고 홀로이고 싶다가도 그들에게 잘 보이고 싶고 인정받으며 보살피고 싶은 마음, 이제는 방황하지 않고 정하고 싶어. 올해는 건강하고 무사하게..2년 동안 지속되던 악몽 같은 12월이 아닌 여유있고 따스한 12월을 맞이했으면 좋겠어.
💙오늘의 노트를 이 코멘트에 바치고 싶어. 자기 직전에 살짝 확인하고, 노트를 다 쓴 뒤에 답장을 남기려 코멘트에 들어갔더니, 정확하게 오늘 내가 느꼈던 것들이 적혀 있었어. 무의식적인 영향을 받은 걸까? 나에게는 여름이 악몽이었어. 5월부터 8월은 가장 끔찍한 달이고, 아픈 횟수도 잦았어. 신체화가 있던 것이지, 감정적인 소모가 극에 달한 나머지. 지금은 어느 정도 줄여가고 있는 것 같아. 사람마다 걸리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천천히 아무렇지 않게 될 때까지 함께 기다릴 수 있길 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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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의 첫주를 닫는 카미노트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에너지가 소모되기보다는 내게 있어서 새로운 생각들을 심게 해주기에, 나는 타인을 만나는 걸 꺼려하지 않아. 특히나 그 사람이 나와 다른 배경과 생각을 가지고 있을수록, 그럴수록 더 많은 대화와 소통과 나눔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홀대하지 않고 계속해서 의견을 교환하고 현재의 상태와 스탠스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
갈등이 없기를 바라는 한해야.
전쟁이 있는 곳에는 평화와 안식이, 우리에게는 평안이 깃들기를!
마지막으로, 새해 복 다시 많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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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트에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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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 「중경삼림」
"우리는 항상 어깨를 스치며 살아가지만 서로를 알지도 못하고 지나친다.
하지만 언젠가는 가까운 친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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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카미노트 구독✨
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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