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곳 없이 건강하길! 오늘 날짜 2024.12.10. 화
오늘의 날씨 감기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오늘!
날씨는 습해서 그런지 건조하고 추운 날씨보다는 덜 추운 것 같아!
오늘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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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우산꽂이
한강 작가가 얼마 전 스웨덴에서 기자회견과 강연을 진행했어.
그는 ‘문학이 여분의 것이 아닌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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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문학 세계는 두 가지 큰 질문으로 이뤄져 있어.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이 두 질문 사이의 긴장과 내적 갈등을 “폭력적이며 아름다운 세계의 내적 투쟁”이라고 말했고, 그것이 자신이 글을 쓰는 동력이라고 밝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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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도 아주 밀접한 질문이야.
특히나 예민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모든 감각들이 한꺼번에 다가오는 것이 고통스럽고 동시에 그 감각들로 하여금 세상을 풍부하게 느낄 수 있음에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
사회와 인간에 예민한 사람들 역시, 쉽게 지치고 상처받지만 그 예민함이 그 사람에게 소박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안겨주기도 해.
이런 한강의 예민함과 사랑이 한데 담긴 작품이 있어.
바로 『흰』이라는 소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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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게는 태어나 몇 시간만에 숨이 끊긴 언니가 있어.
한강은 자신이 바르샤바에 머무는 동안의 특별한 시간을, 죽은 언니가 대신 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야기를 써내려 가.
자신의 삶을 언니에게 빌려주는 거지.
왜냐면, 만약 그 언니가 죽지 않고 살았더라면, 자신은 태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그러니 작가는 언니에게 목숨을 빚지고 있는 셈인 거야.
그래서 소설은 ‘강보, 배내옷, 입김, 눈, 쌀, 백발, 수의’ 등의 짤막한 장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 모든 것은 흰색을 띄는 것들이야.
애도와 사랑(애도는 곧 사랑의 한 부분이니까)이 담긴 책이야.
동시에 작가의 작업이 왜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기리는 데에 쓰이는 지 알 수 있어서 내가 자주 추천하는 책이기도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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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19일 나의 일기에는, ‘우산꽂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어.
그날 아마 비가 내리고 있었나 봐.
날씨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가지 기억나는 건, 내가 어떤 물건의 ‘쓸모’에 대해 생각하며 저 단어를 골랐다는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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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 봐!
‘우산꽂이’라는 거, 보통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건가?
일단 우리집에는 없어.
그리고 이건 정말 비가 올 때만 사용하는 건데, 또 꼭 필요하지는 않은 거야.
나는 이런 것들을 찾고 싶었어.
아주 무용한 것들. 그 용도의 진의가 무엇인지 그저 궁금해지는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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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몇 년을 더 생각하며 ‘웨딩드레스’와 ‘수의’를 추가했어.
하지만 썩 만족스럽지는 않아.
내가 찾는 단어들은, 꼭 특별한 날을 위해 특수제작된 무언가가 아니거든.
웨딩드레스와 수의는, 꼭 필요한 거 잖아. 의식적인 측면을 담고 있으니까.
하지만 우산꽂이는, 정말로 신비롭게 다가왔어.
이건 어쩌다가 존재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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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이유를 찾으며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잦아.
최초의 ‘터널’은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어.
역사를 좋아하고, 사람이 궁금해.
무언가의 용도와 사용과 흐름과 변화가 나의 관심을 끌어.
한강의 사랑이 희생자들을 기리고 악에 대항하며 또 그 악의 싹을 가진 사람마저 끌어안는 것이라면, 나의 사랑은 그 싹을 찾으러 가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나는 있는 그대로를 끌어안지 못해.
하지만 그 사람을 이해해가며, 나는 그 사람을 사랑하게 돼.
나는 사람의 ‘악함’마저 사랑하기보다는 ‘약함’을 사랑하는 사람이거든.
나에게는 ‘앎’이 사랑이야.
그러니까 결국,
나는, 우산꽂이를 사랑하는 걸까?
이런 나의 사랑 역시 꼭 필요한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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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잘 먹고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어.
날씨가 추우니 무장을 한 뒤 나가 버스를 타고 마트에 도착해 아이스크림을 사고 나오는데!
갑자기 윗입술의 감각이 이상하면서 붓는 느낌이 들고 열감이 느껴지는 거야!
바로 알았지.
이건 헤르페스라는 걸…
몇 달에 한 번 정도? 면역력이 많이 떨어졌을 때 올라오긴 하는데 지금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당황스럽기도 하면서, 이번 주에 같은 반 친구들이랑 놀기로 했는데 너무 신경이 쓰이는 거 있지?
공부는 하지도 않으면서!
, 아픈 곳은 없어?
지금의 상황 때문에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
다들 평온한 하루를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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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 『흰』
눈처럼 하얀 강보에 갓 태어난 아기가 꼭꼭 싸여 있다. 자궁은 어떤 장소보다 비좁고 따뜻한 곳이었을 테니, 갑자기 한계 없이 넓어진 공간에 소스라칠까봐 간호사가 힘주어 몸을 감싸준 것이다.
이제 처음 허파로 숨쉬기 시작한 사람. 자신이 누군지, 여기가 어딘지, 방금 무엇이 시작됐는지 모르는 사람. 갓 태어난 새와 강아지보다 무력한, 어린 짐승들 중에서 가장 어린 짐승.
피를 너무 흘려 창백해진 여자가 그 아기의 울고 있는 얼굴을 본다. 당황하며 강보째로 아기를 받아 안는다. 그 울음을 멎게 하는 법을 아직 모르는 사람. 믿을 수 없는 고통을 방금까지 겪은 사람. 아기가 별안간 울음을 멈춘다. 어떤 냄새 때문일 것이다. 또는 둘이 아직 연결되어 있다. 보지 못하는 아기의 검은 눈이 여자의 얼굴 쪽을-목소리가 들리는 쪽을-향한다. 무엇이 시작되었는지 모르는 채, 아직 두 사람이 연결되어 있다. 피냄새가 떠도는 침묵 속에서. 하얀 강보를 몸과 몸 사이에 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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