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의 일기를 보내 오늘 날짜 2024.11.22 금
오늘의 날씨 파리에 첫 눈이 내렸어!
오늘의 사진 알프스에 내린 눈의 봉우리가 보이지 않아
오늘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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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
독립서점이 주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주인들이 가진 책에 대한 애정과 글이 줄 수 있는 힘에 대한 믿음들.
가히 사람을 바꾸기에 최적화된 사물, 그것이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보다 강렬한 책. 질투하지 않아도 그 가치가 드높아질 수 있는 물건이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문학을 고등학교 이후에 접하지 않는다. 읽는 것들을 알쓸신잡 등의 인문학을 정리해놓은 책들. 혹은, 과학적인 원리가 들어있는, 길지 않고 간단하면서 생활 속에서 궁금함을 일으킬 만한 것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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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일상과 멀어진 것들을 우리는 외면한다.
문학이 할 일은 이런 것들이 아닐까?
우리 삶에서 멀어진 것들을 다시 우리에게로 되돌려 놓는 일.
그렇기에 많은 책들이 현대사회의 문제점이나 인간 심리의 군상들을 다뤄야 하고, 그러한 작품들이 결국 조명을 받는다.
그렇다면 지극히 개인적인 문학은 어디로 가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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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에는 시다.
시로 간 이유는 내 생각이 매우 두서없고, 순간적이면서, 서사적이지는 않기에.
다만 이 생각들이 오랜시간 축적되었지만 나는 현재에서 이벤트라는 것을 더 이상 의미있게 보지 않기에
서사가 없어진다. 그저 모든 것은 심리의 작용이 행동과 언어로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른 일들에 큰 의미를 두진 않고, 나쁜 감정들로 분노가 치밀 때에도 친구들한테 말하고 금방 잊는다.
하지만 내게 시는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다. 왜냐면, 나의 이야기만을, 나의 단어들로, 나의 문장으로 나열한다.
어법도, 단어도, 문법도 다 제각각인 나의 글쓰기.
그렇기에 누구와 비슷하다든가, 누구와 비슷한 단어를 쓴다든가 하는 것들이 내겐 끔찍하게도 싫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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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싫어하는 것은 담담한 글쓰기.
감정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감추이고, 차분하게 감성을 위해 기분을 죽일 때.
마치 Kill your darling처럼 무언가를 죽이는 것.
나의 감상을 죽이는 것. 아 그냥 죽는 것. 내가 죽는 것.
나의 글쓰기는 모든 것을 죽이는 것. 하지만 나 마저도 죽어야 한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글은 진실된 글이 아니다.
모든 기준과 분류에 나를 포함시키는 것. 나는 특별하지도, 대견하지도, 유별나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들을 지극히 개인적인 단어들로 풀어내는 것.
그게 내가 원하고, 추구하고, 보고 싶은 글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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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이런 글들은 매우 아프다. 외부환경과 무관하게 아프다.
내가 나와 싸운다. 나는 나를 미워하고, 죽인다. 자신을 온전하게 미워하고, 타인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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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우울이 지배한다. 그리고 이 우울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한다.
독립서점에 있는 많은 책들의 제목과 설명에는 ‘우울’, ‘위로’, ‘외로움’, ‘고독’, ‘밤’과 같은 말들이 주를 이룬다.
아 뻔하다, 너무 뻔하다.
내가 당한 가부장제의 굴욕, 소수자로서 침해된 나의 인권, 감정적인 대우로 인해 어긋난 인간관계, 그리고 이로 인해 힘든 ‘나’라는 존재.
자신에 대한 사랑이 흘러넘쳐 연민마저 해버리는, 온전히 자신을 끊을 수 없어 자신에게 중독되어버린 사람들의 개인적인(사실 너무나 흔해서 베낀 것 같은) 글들이 지천에 널려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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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
독립서점에.
에세이와 산문과 시의 형태로.
짧으면 시가 되고, 길면 산문이 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죽은 당신과 죽인 당신이 궁금한 것이지.
스스로를 사랑하는 당신을 글로 죽이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니다.
문학은 사람을 살린다. 죽은 나와 죽인 나는 문학에서 만난다.
죽은 내가 먼저고, 죽인 나는 다음이다.
우습다. 왜냐면 먼저 죽은 나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
나는 너무도 많고, 첫 나는 내가 죽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후로 수 많은 나를 죽인 사람들이 쓰는 글을 사랑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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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말하면,
자신을 살리는 글을 쓴 사람은 죽은 나를 연민하고 사랑한다. 나를 다시 죽이지 못한다.
그렇기에 그들의 글을 애처롭고, 공감을 일으키지만 죽일 용기가 없기에, 죽음의 아름다움이 없기에
미학에서 탈락하고
가장 핵심적인 삶이 부재한다.
지극히 개인적인 글쓰기는 이러한 반발에서 시작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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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며칠 전에 내 블로그에 나는 외로운 사람이라는 글을 썼는데 신기하다. ㅎㅎ 그냥 문득 드는 생각은, 가을의 끝과 겨울의 초입에 있어 쓸쓸함을 느끼다 보니 외로움을 유독 느끼는 것 같아.
💙나는 '계절성 우울'을 자주 겪어왔어. 겨울을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거쳐가는 관문이 유독 나에게 가혹하다고 느껴져. 이 추위가 우리를 얼어붙게 만드는 것일까?
💙
오늘은 내가 몇 년 전 써놓은 일기를 보내.
글쓰기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함께 나누고 싶었어.
어쩌면 나의 일생은 나 스스로와 싸워가는 과정일지도,
글쓰기는 그걸 기록하고 더욱 되새기는 수단일지도.
, 어떻게 살아가고 있어?
😎
✨카미노트에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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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영 - 「불과 얼음을 만들었다」 , 『연인들은 부지런히 서로를 잊으리라』
이 꿈은 저녁에 배달되었다
당신은 햇살을 데려와 불을 피우고
그 불을 내 심장에 붙여놓고 웃었다
그날에 웃음이 잔인한 후렴처럼
떠돌며 흩어지며
내 머리카락을 다 뽑아버릴 줄 몰랐으니
당신의 입술은 한때 불을 만들고
먼 곳에 닿을 듯 허공을 움켜쥐기도 했다
그래서 먼 곳에 닿았습니까?
새까만 재 한줌을 가져보았습니까?
나는 질문했고 당신이 새로 만들어준 얼음을 먹었다
얼음이 눈꺼풀을 깜빡이며 눈물을 흘린다
당신에 대한 꿈은 밤에도 아침에도 배달되었다
모든 인기척은 외로움 때문에 들리는 환청,
가끔 곁에 와서 떠들고 있는 입술들이 고마웠다
그때 인기척으로 물드는 시간을 보았다
나는 불과 얼음 위에서 긴 잠을 잤다
눈이 감겨지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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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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