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 조심! 오늘 날짜 2024.11.7 목
오늘의 날씨 점심에 동네 빵집에 갈 때 반바지를 입어봤어. 마지막으로?
오늘의 사진 아직은 단풍이 덜 든 그르노블이야
오늘의 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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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름이 아니라,
나는 ‘장애’에 관심이 많아.
이렇게 말하고 나니 참 이상한 취향 같은 걸 발설한 기분이 드네…
가끔 내가 말하는 거 있잖아, 나는 사람이 무엇인지 궁금하고, 그래서 사람한테 관심이 많다고.
무엇이 인간을 인간으로 여기게 하는지 등등 말이야!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장애에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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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단어가 존재하려면, 장애가 없는 상태를 일반적이라고 여겼다는 것이겠지?
장애가 더욱 특수한 경우로 여겨지는 것이고?
’장애‘란 무엇일까?
나는 단순하게 ’신체 부위의 결손이나 기능 부족으로 일상 행위를 위해 보조적 장치나 외과 수술이 필요한 상태‘ 정도로 생각하거든.
안경을 쓰는 나에게도 가벼운 수준의 장애가 있는 것인 셈이지.
그런데 이 ’장애‘라는 표현은, ’장애물‘으로 사용되었을 때, ’방해‘의 의미를 갖게 돼.
그러니 장애는 결국 내가 무언가를 하는 데에 순탄하게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될 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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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선택적인 장애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 거야.
단정할 순 없지만, 과연 누가 감히 자신의 신체 일부가 결손되기를 바랄까?
신체 기능이 감퇴하기를 바랄까?
그래서 이런 생각도 들어.
사실 우리에게는 ‘노화’라는 장애가 있는 건 아닐까?
근데 모두에게 존재한다면, 사실 그건 사회적 통념 상에서의 ‘장애’라고 부를 만한 건 아닌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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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의 영화 감독인 Peter Ghesquière가 만든 「Downside Up」이라는 단편 영화가 있어.
신발 끈을 묶지 못하는 사람들만 있는 마을에 어쩌다가 염색체가 한 개 부족한 소년, 에릭이 태어나.
에릭은 남들과 다르게 신발끈을 묶을 수 있는 소년으로 자라났고,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어.
하지만 에릭은 일반 사람들과 자신을 다르게 보는 사회의 시선에 피로를 느껴 평범해지는 수술을 받기로 결심해.
이 작품에서는 단 두 사람을 제외하고 모든 배우들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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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윗줄에 설명을 적으면서 ‘앓고 있는’이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곰곰이 생각해봤어.
‘앓고 있다’고 말하니까 꼭 ‘나을 수 있는 것’처럼 들리잖아.
이건 나아야 하는 것일까?
나을 수 있는 것일까?
다른 것은 인정받을 수 없는 것일까?
나는 이럴 때면 너무 어려워.
어떠한 정상성을 규정한다는 게, 때때로 어렵고 버거워.
그럼에도 자연스레 이런 것들을 분류하는 내 자신과 마주하는 일도 어려워.
그렇다면 정신의 문제도, 나아야 하는 것일까?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사람이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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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씩, 우리가 한 인간 종이라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어.
염색체에 이상이 있다면, ‘다운증후군’으로 병명을 붙이기보다는 그저 다른 인간의 종류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걸까?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것들에게만 인간으로서의 자격을 부여하는 걸까?
그래서 지능이 높은 것일수록, 인간이 만든 잣대로 평가하는 지적 수준에 필적하는 생물들일수록 죽이거나 소비하기를 꺼려하는 걸까?
무슨 권리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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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인간이기에 다른 인간종을 인정할 수 없는 걸까?
만약 현재 병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을 다른 인류로 명명한다면, 현대에 소위 정상이라고 불리는 인간들은, 그들을 착취하려고 들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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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한강의 『희랍어 시간』을 불어로 읽고 있어.
이 책은 유전적으로 시각을 잃는 병을 갖고 태어난 남자와 여러가지 트라우마들로 실어증에 걸린 여자가 만나 서로를 위로하는 소설이야. 이렇게 한 문장으로 일축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고 섬세한 작품이지.
갑자기 말을 하지 못하는 여자는 정신과 상담을 받으면서 어릴 적 일화들을 이야기 해. 의사는 이야기를 듣고 ‘간단한 문제’라고 말하지만, 여자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적어.
오늘의 레터는 왜 여자가 자신의 문제를 간단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고민하면서 시작되었어.
이번 봄에도 이 책으로 모임을 가지며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봤어.
그냥, 간단하지 않으니까 그렇게 말한 거라고 누군가 말했던 기억이 나.
그러니까, 왜?
간단하게 생각하면 되는 일을,
왜 그렇지 못하다고 말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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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 Ghesquière - 「Downside Up」
위에서 언급했던 단편영화야!
대사는 거의 없는 데다가 그마저도 영어로 자막이 달려 있어서 편하게 볼 수 있을 거야.
나는 미묘한 다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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