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반말하는 사이! 오늘 날짜 2024.09.05 목
그르노블 날씨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비가 내려! 앞으로 추워질거래
오늘의 간식 누텔라비스킷
오늘의 달 🌑 같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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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댓말하는 사이
한국어에는 ‘높임 표현’이라는 게 있지?
보통은 나이나 직급으로 수직적인 구조가 발생해서 자기보다 위에 있는 사람에게는 존댓말을,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는 반말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 것 같아.
프랑스어에도 비슷한 게 있어.
아주 같다고 하기는 어려운데, 영어로 생각하면 좀 이해가 될 수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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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너’, ‘당신’, ‘그쪽’, ‘자네’ 등을 의미하는 ‘You’가 있지.
이 You는 당장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들 전부를 의미해.
아니면 나와 직접적으로 소통하고 있는 사람.
예를 들어 통화를 한다고 할 때, 그 사람은 나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의 소통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이지. 그리고 그게 몇 명이든간에 영어에서는 You를 사용해 그 상대를 가리켜.
프랑스어는 조금 복잡한데, 일단 나이로도 따지지만 '친밀도'에 의해 반말과 존댓말이 결정돼.
마치 우리가 나이가 약간 많은 사람이나 가족들에게는 반말을 하듯이.
그래서 친근한 사이에 하는 너는 ‘Tu(뛰)’라고 하고, ‘당신’ 등의 높임 표현에는 ‘Vous(부)’라는 단어를 사용해. 더 복잡한 내용들이 있지만 지금은 이 정도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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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반말을 쓰는 걸 좋아해.
나이에 관계없이 나에게 이름만 부르는 것도 좋고, 그닥 신경쓰지 않아.
지금도 같은 반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를 다섯명이나 낳은 엄마여도, 나보다 열살이 많아도 나는 ’Tu’라고 불러.
Vous는 좀 딱딱한 느낌이 없잖아 있거든.
예의가 있는 것 같지만 동시에 사무적이고 정이 느껴지지 않는달까?
정의 나라 한국에서 와서 유독 민감한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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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내가 아는 한 친구는 아무리 가까운 사이여도, 동갑이어도, 반말을 쓰지 않으려고 해.
자신이 너무나도 풀어져서 언제 선을 넘을지 모른다는 거야. 나랑 나누는 대화들 역시 누가 봐도 참 친하다고 할텐데 말을 놓지 않아.
그리고 그 애는 다른 나이의 사람들이 더 편하대. 그래서 생각을 해봤지.
나는 왜 반말을 쓰려고 하고, 그 친구는 왜 존댓말을 쓰려고 할까?
어찌보면 억지라고 할 수도 있는데, 내 말 한번 들어봐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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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사람은 좀 전체주의적인 특성이 있는 것 같아.
똑같은 것들에서, 서로 반말을 하는, 평등하고 수평적으로 보이는, 맹그로브 나무처럼 뻗어가는 특성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거지.
그래서 모두가 나이가 달라도 수평적으로, 나와 같다고 느끼고 연결되고 싶은 게 아닐까? 아니면 다른 사람이 그저 나와 같을 거라는 미성숙하고 아둔한 생각인걸까?
그 친구는 나이가 다른 사람들이 편하다고 했잖아?
그러면 자연스럽게 존댓말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서 더 좋대. 동갑 즉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야.
그래서 나는 이 친구가 혹시 자기혐오가 좀 심한 편은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었어. 다르게 대할 정당성, 그 차이에서 기인한 정당성이 주어져서 오히려 어느 정도 거리를 만드는 거지. 더 다가오지 못하도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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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가 나보다 더 쓸쓸하다거나 내가 평화주의적이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냐.
다만 요새 나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존댓말이나 반말을 꽤 고민하고 있던터라 올초에 있던 저런 일화가 떠올랐어.
내 억지주장, 어떻게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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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내 이름의 발음이 너무 어려워서 이름 대신 성 씨로 불리고 있는데 가끔씩은 기분이 묘해. 어떻게 보면 '나' 라는 존재가 가장 잘 드러나는게 이름인데..그렇다고 억지로 발음도 안되는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는 것도 미안하기도 해ㅎㅎ고민 아닌 고민 인 듯!
와 나도 얼마 전에 비슷한 경험을 했어! 내 이름은 너무 쉬워서 외국인들도 진짜 한국식 이름이 맞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여긴 프랑스잖아? 선생님이 나를 성으로 부르시는 거야. 근데 그게 마침 프랑스어로 ‘중국’을 뜻하는 단어랑 발음이 같아서 나는 선생님이 나를 부르시는지 몰랐어. 같은 반에 있는 중국 친구들을 부르는 줄 알았지 뭐야😭
얼마 전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인 이기홍이 예전에 인터뷰한 영상을 봤었어. 자기 이름이 너무 한국식이라 이름을 바꾸고 싶던 적이 여러 번 있었대. 그러다가 그도 자기와 비슷한 처지에 있던 다른 사람의 인터뷰를 보고 마음을 바꿨다는 거야.
“‘차이코프스키’나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어려운 이름들도 사람들이 다 아는데 왜 네 이름이라고 발음을 못하겠니?”
그냥 내 이름 알아주는 사람들한테 감사하고 마음 속에 기억하면서 살려고 나는. 안그래도 동양인 이름이 익숙하지 않을텐데 내 이름을 알아주고 불러주면 그렇게 고마울수가 없었어! 그리고 나도 오늘 알았는데 어제 나랑 점심 먹은 뒤로 친해진 캐나다 아줌마 이름을 내가 계속 잘못 알고 있었더라고 하하!
또 다른 내 친구는 ‘너’라는 말이 찌르는 것 같이 느껴진다며 그닥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그 이야기를 듣고 나도 ‘너’라는 단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생각해보았어.
그래도 나는 ‘니’보다는 낫다는 결론을 내렸고 지금은 문제없이 ‘너’와 반말을 자유롭게 쓰고 있어!
은/는 반말이 편해, 존댓말이 편해?
카미노트…반말…괜찮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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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오키 - 널 끌어 안으면
‘너’가 들어가거나 ‘You’가 들어가는 여러 콘텐츠들을 생각했어.
주로 음악이었는데 오늘은 그르노블의 날씨가 추워져서 짙어진 가을 하늘과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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