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 드 부레’ 모른다, 그치? 오늘 날짜 2024.10.24 목
그르노블 날씨 아침에는 너무 추워요
오늘의 간식 직접 손질한 3천원 파인애플🍍
오늘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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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빠 드 부레
다음 주부터는 일주일 간의 짧은 방학이 시작돼!
그 이후로는 총 6주간의 수업을 끝으로 이번 학기가 마무리 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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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발레 수업에서 남은 여섯 번의 수업 동안 자신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서 말하는 시간을 가졌어.
나는 사실 엉망진창이고, 선생님도 가끔 아무것도 못하고 가만히 있는 나를 보시면 살짝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시는데, 그래도 무언가 말을 하긴 해야 하잖아?
그래서 나는 많고 많은 스텝(프랑스어: pas 빠)들 중 ‘빠 드 부레(pas de bourée)’를 연습해야겠다고 말했어.
빠 드 부레는 매일 같이 수업에서 나오는 동작인데, 난 아직도 잘 못 따라하거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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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우리를 약간 다그치시면서(아마도 저조한 출석률 때문일 것이라고 예상 중!)
"발레는 음악과 함께 하는 예술이에요. 음악이 달라지면 감정과 표정이 달라져야 해요. 여러분들이 춤 추는 게 어렵다는 건 알지만, 각자 잘하는 것들이 분명 다들 하나쯤 있을 거예요. 누군가는 박자를 잘 맞춘다든가, 리듬을 잘 탄다든가, 깊게 이입을 하거나 연기를 잘 한다든가 등등 모두 자신만의 강점을 살려서 연습을 한다면 분명 더 잘 할 수 있게 될 거예요!"라고 하셨어.
과연? 내가 6주만에 무언가 할 수 있을까? 아직도 발이 꼬이고, 다친지 2주가 된 지금까지도 햄스트링이 아파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동작들은 하나도 하지 못하는데?
그래도 선생님의 말씀 중에 좋았던 점은, 각기 원하는 방식으로 연습을 하면 된다는 것이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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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 나 드디어 깔끔하게 턴을 하는 법을 익혔거든?
내가 어떻게 성공한 건지, 다들 나처럼 하면서 성공하게 된 건지…이런 생각을 하다가, 사회적 성공의 길은 저마다 너무도 다른데, 다들 어떻게 하나 같이 자신의 성공비결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된 것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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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한 번도 어떤 분야에 관심을 갖지 않다가, 우연찮은 계기로 한탕을 크게 치는 경우가 있고,
또, 평생 그곳에 노력을 바쳐 그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는 사람도 있지.
어떤 분야는 시시때때로 바뀌니 위험이 커서 진입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하다가도,
어떤 일들은 지금이 아니면 이뤄낼 수 없다며 뛰어들길 주저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해.
근데 보면 다들 결국 ‘꾸준함’이 답이었더라고.
그러니까, 잠시를 해도 이전에 무언가를 꾸준히 해 왔기에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렇게 말할 수 있던 것이고,
한 분야에 오랫동안 몸을 담았던 사람들은 당연히 그것만 해 왔으니 자연스레 대가가 되기도 하고.
그러니까 모두 자신의 방식에 맞춰서 꾸준함을 보였던 게, 그들의 공통되고, 그들을 성공으로 이끈 가장 큰 비결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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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에 논문을 쓰면서 꾸준함을 처음으로 배워봤어.
올해는 그걸 다시 몸에 새기고 있는 것 같아.
나의 의지로 스스로를 의자에 앉히고, 공부를 하게 하고, 이제는 안 읽어도 되는 책들을 읽고, 어떻게든 너무 퍼지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어.
가끔씩 발레 팔동작도 해보고, 발끝도 세워보고, 드디어 오늘은 수업 중에 턴을 하고 착지하면서 쓰러지지 않게 되었고.
반복되는 삶에서 지루함과 권태를 느끼던 나였는데, 어느 순간 아주 작은 변화들을 관찰하며 하루를 세밀하게 채워가게 되었어.
사온 대파를 물에 넣고 하룻밤에 얼마나 자랐는지를 본다든가, 오늘은 달이 몇시에, 어디서 뜨는지를 확인하고, 라디에이터 근처에 널어놓은 빨래가 얼마나 말랐는지 수시로 확인해. 화장실에 삐져나온 등(램프)에 이따금 치우고는 하는 거미줄을 만드는 거미가 또 새로운 집을 얼마나 지었는지, 내 손톱은 얼마나 길었는지, 핸드폰의 배터리는 얼마나 있는지. 또 이 글을 쓰면서 내 근육들은 스트레칭을 안한 2주간 또 얼마나 위축되었는지, 아주 시덥잖은 것들, 좋게 말해서는 사소한 것들이 일상을 바쁘게 만들었어.
여유로워 보일 수도 있지만 나 진짜 바쁜 거 맞다?
연락해도 잘 못 봐!
, 빈틈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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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민감하지만 까탈스럽지 않게 살고 싶고 자신의 일을 잘하는데 그 노력을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는 사람 너무 어른 같아. 자기 감정 조절 못해서 남 판단하고 짜증 내는 사람은 60이 넘어도 별로 존경할만한 게 없구나 싶어 씁쓸해지기도 해. 그런 사람들이 말로는 겸손 중요하다 하는데 나르시스트라 감당 안되더라고ㅠ
💙흐흐 진짜 그런 멋쟁이는 누구든 닮고 싶어하는 것 같아! 나도 그래서 자신한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유한 사람이 좋아! 나는 둘다 아니거든! 나는 고집이 센 어른이어도 옛날 얘기를 듣는 걸 좋아해서 어른들이랑 이야기를 하는 것도 좋아해. 만약 무언가를 강요하신다면...꼭 맘에 안들어하실 말을 덧붙여서 그분한테도 스트레스 드리기로 복수...?하곤 했는데, 이젠 안하기는 해!
나는 바쁜 것과 분주함을 구분하려고 해.
분주한 것은 나를 자꾸만 실수하게 만들어. 불안감을 끌어올리지. 무언가를 자꾸만 까먹게 하고.
그래서 요새는 미리 한 달과 한 주를 계획하면서 살고 있어.
이게 불편할 줄 알았는데, 역시나 꾸준함이 답이었는지, 이젠 이 생활이 너무나 편해졌어.
그랬더니 쉬는 시간(이라 쓰고 허송세월)을 덜 낭비하게 되어서 기쁘기도 하고,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면 아깝기도 하고!
그러니까 얼마 남지 않은 이 시간을 더욱 충실하게 살아볼게.
꾸준하게! 발레 동작으로 집까지 뛰어가는 그날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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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아이드 소울 - 너를
이것도 내가 가을에 자주 듣는 노래야!
낙엽이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함께 떠올라서 오늘의 추천곡으로 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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