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든 통하는 문이 있으면 좋겠다! 오늘 날짜 2024.10.10 목
그르노블 날씨 민소매부터 패딩까지!
오늘의 사진 포르투 옆 동네의 바닷가
오늘의 달 🌒 어제가 한글날이었다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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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보고 싶은 곳
프랑스와 유럽의 여러 나라들 중 왕정시절 카톨릭이 국교였던 나라들은 여전히 카톨릭의 연례행사에 맞게 휴일을 지내는 편이야.
11월 1일은 ‘만성절(萬聖節)’이라고, 서양 기독교에서‘모든 성인(聖人)들을 기리는 축일’이야. 미국의 ‘할로윈’ 역시 만성절에서 유래된 것이기도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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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9월에 학기가 시작되는데, 우리나라처럼 여름방학, 겨울방학을 기점으로 명확하게 학기가 나뉘어지지 않고, 중간에 2주 정도의 짧은 방학을 가지며 가을학기와 봄학기로 구분할 수 있어.
만성절 역시 일주일이나 이주 정도를 쉴 수 있지!
마침 중간고사가 끝나는 다음주 금요일부터 쉴 수 있어서 무엇을 할지, 아니면 어딘가라도 가볼지 고민을 하고 있었어. 여기서 사귀게 된 일본 친구가 스위스 국경과 인접한 도시이면서 호수로 유명한 안시(Annecy)에 가자는 제안을 해서 아마 같이 갈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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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도 휴일의 초반이라 어디를 가볼지 고민하다가 북유럽에 있는 ‘로스코 미술관’을 발견했어. 내가 알기론 화가 마크 로스코의 고향이 러시아였거든? 그런데 친구가 다시 찾아보니까 당시 러시아의 ‘드빈스크’라는 곳이 지금은 라트비아의 ‘다우가우필스’라는 지역에 해당한다는 거야! 그래서 미술관도 그곳에 있는 거고!
마크 로스코(Mark Rothko)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화가야.
‘색면 추상’이라고, 거대한 화폭에 물리적 실체는 없이, 색으로 면을 가득 채우는 사각형의 그림을 그려.
보통은 실재하는 대상의 그림을 통해 우리는 화가의 의도와 마음에 공감하고는 하지만, 이 작가는 색들로 관람객을 압도하고 보는 이의 마음을 그 색으로 덮어버려서 감정에 아주 직선적으로 가닿는 것 같아.
한국에서 이만큼이나 멀리 왔는데, 같은 유럽이라고 못가겠어?라는 마음에 우리집에서 미술관까지의 거리를 보니 비행기는 나오지 않고, 버스와 기차를 타고 꼬박 2-3일은 가야하는 경로를 알려주더라고! 아 그래서 바로 포기해버렸잖아! 직항도 없더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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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민자들이나 비주류인 사람들에게 관심이 많아.
이걸 콘텐츠로서 소모하는 자신이 가끔 껄끄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체성의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나아가는 길은, 보는 나까지도 위태롭게 하면서도 응원하고 싶어지거든.
비슷한 이유로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여행지들을 다니지.
아 여기서 잘 가지 않는다는 말보다는, 목적이 비슷하지 않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것 같아.
나는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고 싶기보다는, 어딘가 내가 책에서 읽었던 장면들, 영화에서 나온 곳, 아니면 가끔씩 사람들이 무참히 죽어간 곳들을 직접 보고 싶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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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수 년 전에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간 적이 있어.
나는 여러 곳들 중 가장 유명한 캠프인 ‘비르케나우’라는 곳에 갔어.
근데 내가 가본 그 곳은, 새롭게 마을이 지어진 것도 아니었고, 그저 평안했어.
마침 가을이라 단풍이 들고 있었어. 바람이 불면 마른 나뭇잎사귀가 서로 마찰하며 가볍고 맑은, 그렇지만 약간은 사나운듯한 소리를 냈어.
한참 북쪽에 있어서 늦지 않은 오후에도 해가 지고 있었고, 소리 없이 저녁이 찾아올만큼 고요한 곳이었어.
누구 하나 뛰어다니거나 하지 않았고. 폴란드어와 영어, 히브리어로 쓰인 안내문들을 차근차근 읽어가며 가스실과 목욕실, 소독실, 화장장, 3층으로 된 침대가 있는 생활관을 지나고 유대인들이 빼앗긴 옷과 가방, 머리카락, 신발, 그들이 수용소에서 입었던 줄무늬 옷들도 볼 수 있었어.
내가 그곳에서 느꼈던 고요함과 적막함은, 한국의 어디서도 느끼지 못했던 것이었어.
왜냐면 우리는 보통 활기차고, 햇살이 가득하거나, 눈이 가득 쌓이는 낭만이 있는 곳을 가고 싶으니까.
나 역시도 11월의 스페인 남부를 사랑해. 그곳의 햇살은 따뜻하지 않고, 따스해. 마음을 감싸안는 햇살을 가진 곳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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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의 그림이 그랬어, 나한테는.
여러 작품을 볼 때마다 새로운 곳에 있는 느낌이야. 혹은 이전에 방문했던 곳에서 느꼈던 감정을 되살아나게 해.
그래서 내가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감정들을 되찾으러 그 먼 미술관에 가고 싶었어.
순례길 역시 비슷해.
나는 이때 살아있음을 느꼈거든. 다시 느끼고 싶어서 계속해서 그곳으로 돌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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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포기하는 건 많아져만 가는 것 같아. 계속해서 무언가를 포기하게 된다고나 할까. 좀 슬픈데 뭐. 어떡해 싶기도 하고.
💙어쩔 수 없는 것들을 우리는 계속해서 받아들이며 살아가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런 것들이 ‘부조리’잖아! 세계와 나의 다름은 우리에게 ‘포기’라는 단어를 통해 계속해서 삶을 연장시키려 하는 것일까? 그러한 삶은 지속될 수 있는 걸까? 그래서 카뮈는 그 자리에 사랑을 넣은 게 아닐까 생각해. 사랑하는 하루 보내길! 포기한 많은 것들 대신 오늘은 맛있는 음료를 마셔보자!
🧸내 취미는 인형만들기였어. 바느질을 하고 솜을 넣고 얼굴을 그리고~ 지금은 눈이 안 좋아지고 손가락 마디도 아파서 못하고 있어. 이걸 업으로 삼을까도(공방) 생각했지만 접었지! 피아노를 배우면 피아니스트가 발레를 배우면 무용을 할 걸 그랬나 그런 생각들을 했던 것 같아:-)
💙지금은 정말 상상할 수도 없지만, 유치원을 다닐 무렵의 내 꿈은 화가였어! 그때 트위티가 그려진 대용량 하늘색 수채화 물감을 자주 샀던 기억이 나. 난 그때도 영락없이 파란계열들을 좋아했네! 그리고 정말 신기하다. 모두 무언가 창조적인 행위인 것 같아. 만들기든, 예술이든. 우리는 모두 비단 돈뿐 아니라 서비스든, 가치든,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생산활동을 하고 있지만, 예술의 영역은 정말 평가되기 어려운 가치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할 수 있고 아무나 할 수 없어서 더욱 어려운 것 같아.
🪡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 그와 동시에 모델를 꿈꿨지. 뭔가 패션쇼! 라는 무대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 꼭 필요한 것이고 예술과 몸,문화,생활을 이해해야 하는 일이라 매력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외면해버렸어-
💙갑자기 동방신기가 리메이크했던 노래인 ‘풍선‘이 생각났어! “지나가버린 어린 시절에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멋진?) 꿈도 꾸었지”하는 그 노래! ’무대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이란 말이 좋았어. 보통 꿈을 명사형으로 꾼다는 것에 나는 가끔 안타까움을 느껴. ’어떠한 가치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는 사람‘이라든가 ’어떤 행위를 하는 사람‘으로 꿈을 본다면 나의 삶의 방향을 찾기에도 훨씬 수월할 것 같은데 말이야! 너무 이상적이기만 한 말이려나?
삶이 어려웠던 사람들의 작품은 정말 복잡하고 오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그것이 본인의 선택이 아니었을지라도.
그렇기에 더 마음이 아파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사람들을 볼 때의 우리는.
, 어딘가 가고 싶은 곳이 있어? 이유는?
아니면 눈을 감아도 선연하게 떠오르는 곳이 있을까?
😎
✨카미노트에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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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NNE & Izzy Bizu - Someone That Loves You
오늘은 내가 스무살 때 친구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노래를 나눠보려고 해!
사실 이젠 시간이 너무나 지나서 왜 많이 들었는지 이유는 기억이 안나지만,
거의 한달 가까이 이 노래를 제일 많이 재생했었어.
보통은 걷거나 달리면서 음악을 들을 때가 많아서 분기별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정도인데, 그냥 오랜 시간을 기차에서 보내기 위해 듣는 한 곡은 꽤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
아직까지도 겨울에 찾아 듣는 노래야!
이런 노래가 있다면 코멘트에 남겨줘! 들어보고 내 취향에 맞으면 카미노트에도 공유할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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