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 숨고 싶어? 오늘 날짜 2024.09.24 화
그르노블 날씨 갑자기 화창해져서 수영을 할 뻔 했어
오늘 새로 산 간식 Milka에서 나온 브루키(브라우니+쿠키)?
오늘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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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
얆은 틈 사이로 들어오는 빛은 잠을 방해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일상에 필요한 빛이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해.
고민이 있다면, 그것이 어둡다면 빛이 될 것, 또는 어떤 공간이나 사람, 아니면 아주 작고 평범한 말이라도 어두운 수면을 흔들고 그 아래를 비추기에 적당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
낮은 사람이 되는 것은 모든 일을 경이롭고 아름답게 여기는 일인 것 같아. 무언가 익숙하면서도 질리지는 않는 것이고, 안정감을 느끼면서도 고루해하지 않으며 감사하게 여기는 것, 그게 나의 일상을 살아가는 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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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
구름이 아름다운 그르노블에서 이 레터를 보내.
추석도 지나고, 주말도 지났어.
주5일도 힘든데 20년 전만해도 어떻게 사람들이 주6일을 근무했었는지 상상조차 가지 않아.
나는 그저 학교에 다녀오고, 아침에 급하게 나가느라 어지러워진 집안을 정리하고, 내가 먹을 밥을 짓고, 공부를 조금 하고, 이렇게 글을 쓰면 하루가 끝나.
가끔씩은 틈틈이 이동중에 책을 읽고, 집에 오는 길에 오랫동안 장을 보고, 또 돌아오면서 무엇을 해 먹을까 고민하고, 정말 시간이 있거나 필요하다면 자기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
이곳에서는 하루에 7시간을 자도 부족해.
대신 아침에 상쾌하지는 않더라도 허둥대며 일어나지는 않아.
내가 이렇게 규칙적으로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이었나? 새벽이 더이상 나만의 시간이 아니게 된 것일까? 나는 나만의 새벽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잠시 생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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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은 참 오묘한 단어들이야.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역시.
나는 다른 언어로는 표현이 되지 않는 저 ‘간’이라는 글자에 담긴 의미를 몸에 새겨. 무언가 어느 특정 시점의 ’나‘와 그 이전의 ’나‘, 그 이후의 ’나‘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어쩌면 시간마다 달라지는 ’나‘들을 같은 공간과 이어지는 시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일지도. 나를 가르는게 아니라 나를 연속되게 만드는 것들일지도 몰라,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들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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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동으로 자랐어.
사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사촌오빠들 밑에서 자랐지만,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나는 단 한번도 혼자서 자 본 적이 없었어. 열살이었나? 그즈음부터 내 방에서 드디어 혼자 자기 시작했던 것 같아. 지금은 물론 누구랑 같이 자는 게 더 불편하지.
하여튼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나는 항상 나만의 공간을, 거의 자아라는 것을 명확히 가지고 그것이 존중받을 시기부터 여태까지 쭉 가지고 있었다는 거야. 이건 정말 엄청난 축복이고 감사할 일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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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공간‘에서 그 시간들은 오롯이 나를 위해 쓰여. 혹은 나에 의해 쓰이기도 해. 그것들은 나의 시간이야.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이 시간들이 흘러가는 게 너무나 아쉬워. 그냥 지나가게 둘 수 없어. 그렇다고 붙잡고 싶은 건 아니야. 그냥 이 시간에 충직하고 싶어. 이 시간이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가득차면 좋겠어.
누군가에겐 그것이 휴식일 수도, 취미가 될 수도, 어쩌면 일상을 살아가는 힘을 만드는 것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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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원동력이라..어떤 일을 바라는 마음은 꽤 오래 되었어. 경제적 독립.그리고 자유. ㅎㅎ 하지만 지금 당장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너무 잘 아니까 어떤 날은 말 그대로 "현타"가 오고 그렇게 정신 승리하며 사는 거지_ 그런 말이 너무 아플 때가 있더라. 내가 구현하고 싶은 세계를 이뤄내기에 턱 없이 부족한 내 실력과 재능이, '나'라는 존재까지 쓸모 없게 만들어 버리는 순간이 이번 주에 좀 왔어. 억눌린 마음을 콜라 마시고 어포 튀김 먹으면서 풀어주고 있어.(곧 후회하겠지 ㅋㅋ 달려야 빠진다 이러면서_ 발레 배우는 거 귀엽고 멋져. 난 다리찢기가 힘들어서 그만두었지만 코어 짱짱해졌어. 발레 하는 동안!)
‘추구미’라는 단어가 잠시 유행을 했었어. 무언가를 쫓는 것은 나를 잃어버리는 일일까? 아니면 나를 기반으로 무언가를 쌓아올리는 일일까? 추구하는 게 무엇이든 나를 잃지 않고, 조급하지 않고, 지치지 않고 그곳에 도달했으면 좋겠다! 그럴 힘도 없을 땐 콜라+어포로 잠시 쉬어도 괜찮구. 위에서는 나도 충만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지만, 침대에 누워서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직전까지 미디어에 노출될 때가 많아 흐흐! 발레도 열심히 해볼게!🩰
나에게는 공간과 시간이 같은 의미야.
공간의 제약은 잠시간의 순간으로 극복하려고 해. 몸이 불편하다면 나를 편하게 할 시간이라도 만드려고 해.
나에게는 이 글을 쓰는 게, 어쩌면 나를 비워내는 일이, 내 말들을 꺼내는 일이 나를 충만하게 해. 그러니 이걸 읽는 당신이 그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것이지.
타인에 의해 구해지는 하루, 일주일 보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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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래 - 꽃 (영화 「김복동」 OST)
겨울과 가을 중 봄을 더욱 그리워하는 계절은 언제야?
나는 겨울보다는 봄이야. 옷차림도 기온도 비슷한데, 따뜻해지는 것과 추워진다는 역행이 나를 혼란스럽게 해.
그래서 마침 봄이 생각나는 노래를 나누고 싶어졌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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