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먼저일까? 오늘 날짜 2025.1.22. 수
오늘의 날씨 파리로 오는 길은 마치 그르노블과 비슷하다고 느껴졌어.
물안개가 내려앉은 도로들을 지나고, 몽블랑의 설산을 만나면서 파리에 도착하니 입김이 나오더라고?
오늘의 달 🌗
나폴리 🇮🇹 ➡️ 파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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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과 메타버스
머리에 떠오르는, 스쳐가는 모든 것을 기록하고 싶어.
생각은 말보다 빠르고, 신경은 근육보다 빨라.
빠르려면 단순해져야 하고, 그렇기에 단순한 것들은 빠를 거라고 믿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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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글감이나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갈 때만큼 아쉬운 순간이 없는 것 같아.
그럴 때면 가끔 화가 치밀 때도 있어.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때그때 생각난 것들만 탐구하는 데에도 일생이 걸릴지도 모른다는 것이겠지.
그럼에도 나는 그다지 똑똑하지 않아서 생각난 것들을 그렇게나 깊게 숙고할 자질이 떨어진다는 게 나의 한계라고 할 수 있을 거야. 이 점을 잘 알고 있기에 망각이란, 어쩌면 스치듯 지나가는 것들이란, 영원하지 않은 것들이란, 축복이라는 생각이 또 들곤 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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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와 내 친구는 닌텐도 사에서 만든 증강현실 게임 '피크민 블룸'에 빠져 있어.
걸으면서 피크민 씨앗이 있는 모종을 심고, 이 모종에 심긴 피크민을 부화시켜.
또 이 부화한 피크민과 함께 걸으며 친밀도를 올리고 어느 정도 친밀도가 쌓이면 피크민이 자신에게 주어진 아이템을 장착하러 자신의 모종이 발견된 곳으로 다시 길을 떠났다가 돌아와.
그런데 이 게임 속 화면에는 피크민 세상의 화면과 현실을 카메라로 찍어 피크민이 마치 우리 세계에 함께 있는듯한 화면 두 가지 모드를 사용할 수 없어. 하지만 이 회사의 이전작인 포켓몬 고를 했던 나로서는 이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었어. 사진을 찍을 때를 제외하고는?
그래서 나는 이때 느꼈어.
가상현실은 우리와 합쳐질 수 없는 것이구나.
하지만 몇 년 전, 나는 가상현실이나 만들어진 허구의 세상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심각하게 고민을 한 적이 있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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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네이버 메인 뉴스 기사 중에 'BTS가 웹툰이 된다'는 투의 제목을 읽었어.
그들이 웹툰으로 나온다는 게 무슨 뜻일까, 의아했었지.
멤버들의 형상을 딴 캐릭터로 스토리가 진행된다는 걸까, 라고 생각했다가 그렇다면 이 초상권은 그 아이돌 개인에게 있는 것인지, 이걸 그린 작가에게 귀속되는 것인지, 아니면 아티스트가 소속된 회사에서 상표권을 갖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졌어.
게다가 현실을 그대로 가져온 세계는, 진정한 창작물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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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코로나가 유행하면서 같이 화두에 올랐던 단어였지.
쉽게 말하면 가상의 공간이고, 새로운 세계이기도 해.
이곳에서 실제로 땅을 사고 팔기도 했으니 말이야.
메타버스의 인터넷 세상은 재료가 0과 1로만 구성되어 있어. 따라서 우리는 이 무수히 많은 0과 1을 조합해 가상세계에서의 '나'를 갖게 돼. 메타버스 속 나의 질료는 숫자지만 그것을 인식하는 우리는 0과 1의 감각기관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아.
왜냐면, 우리가 그곳에, 메타버스에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니까 그 세상을 인식하는 나는 결국 현실에 존재해. 하지만 동시에 메타버스를 인식하려면 역시나 메타버스 상의 '나'가 존재해야 해. 그러니 우리는 같은 사람이 다른 세계를 동시에 걷는 꿈인 셈이지.
마치 내가 걸을 때 피크민 속의 내 캐릭터가 함께 나와 걸음을 옮기듯이 말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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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메타버스는, 현실의 우리가 만들어 낸 그 세계는, 현실을 모방할 수밖에 없겠지.
어쩌면 언젠가는 현실이 메타버스를 따라가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아직은 모르는 미래에 불과해.
나는 세상을 일종의 '멀티버스'로 봐. 다중우주설을 믿는다는 말은 아니고, 창작행위에 한정되어서 그렇게 바라본다는 뜻이야.
좋은 소설은 작품 속 인물이 실재하는 듯한 느낌을 주곤 하잖아. 그런 인물이 실제로 존재할 수도, 아닐 수도 있어.
따라서 예술은 하나의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을 거야. 이게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간에.
존재하는지는 모르지만, 믿을 수 있는 가능성, 다중우주가 이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셈이지.
그것은 바로 '상상력'이라는 허구일 것이고, 동시에 실제일 수 있는 것이야. 멀티버스란, '가능성'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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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의 창작물에서 영감을 받게 된 인물이라든가, 웹툰에서 실제 누군가의 모습을 따온다든가, 소설에서 주변인의 이름을 차용한다든가, 경험과 일화를 빌려온다든가, 이 모든 것이 실재하면서 허구다.
그러나 우리는 영감을 받은, 작품에 이용된 허구의 존재들에게 대가를 지불한 적이 있을까?
허구이기에 값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일까?
하지만 그들은 허구인 동시에 실재하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그들은, 예술의 원천인 그들에게 우리는 무엇인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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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가 시작되고 3주만에 다시 프랑스에 돌아왔어.
지긋지긋하던 이곳이, 이탈리아와 인접한 국경을 넘으면서 안도감으로 다가왔어.
아는 글자들, 익숙한 단어와 악센트들이 나를 편하게 만들었어.
누구에게든지 말을 걸고 싶게 만드는 기분을 느꼈어.
너무 기쁠 때면 그것을 입밖으로 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다는 걸 알게 된 후로 즐거운 일을 만들기 위해, 그리고 그것이 나의 일상에 속할 수 있도록 조금도 망설이지 않으려고 해.
에게는 어떤 기쁨이 있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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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MU - Give Love
친구와 갑자기 흥얼거린 노래야!
둘이서 부르다가 음악을 틀었더니 글을 쓰면서 리듬을 타는데 너무 즐겁더라고!
24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제대로 자지도 못해서 지친 상태였는데, 도착해서 새로 합류한 친구와 샤워를 한 뒤 만나 케밥을 먹고 열심히 글을 쓰는 중에 힘이 되었어.
내 힘을 보낼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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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받아보는 이름 바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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